경쟁사 6만원대 보다 못한 11만원 요금제.. 고심 커지는 SKT

KT가 내놓은 '데이터온 비디오'.. 월 6.9만원에 데이터 100GB
SKT의 11만원 요금제는 최대 97GB 제공해 되레 혜택 낮아.. 데이터 소진 후 속도도 KT 대비 60% 수준
일부 SKT 고객 갈아타려는 움직임.. 신규 요금제 출시 앞둔 SKT 고민 커져
일각에서는 "과도한 요금인하 경쟁이 신규투자 가로막을 것"


◇SKT(030200)와 KT의 요금제 비교

통신사 요금제 월 요금(선택 약정 시) 제공 데이터량
SK텔레콤(017670) LTE시그니처 마스터 11만원(8만2,500원) 기본 35GB , 이후 하루 2GB씩 추가 제공 후 3Mbps로 속도제한
KT 데이터온 비디오 6만9,000원(5만1,750원) 기본 100GB 제공 후 5Mbps로 속도 제한


월 요금 11만원에 달하는 SK텔레콤의 최상위 LTE 요금제가 KT의 6만원대 LTE 요금제 대비 데이터 제공량 등의 혜택이 작은 것으로 나타나 SK텔레콤 가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요금제 개편을 통해 KT와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고 있으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타 이통사로 갈아타겠다는 이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최상위 요금제인 ‘LTE 시그니처 마스터(Master)의 경우 월 11만원에 35GB의 데이터와 해당 데이터 소진 시 매일 2GB의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한다. 기본 제공 데이터와 일일 추가 제공 데이터를 모두 소진할 경우 속도가 2016년 기준 3G 통신망 평균 다운로드 속도인 5.6Mbps보다도 낮은 3Mbps로 속도가 떨어진다. 지난 2015년 SK텔레콤이 음성 및 문자 무제한을 기본으로 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때 선보인 요금제로 유튜브 등 동영상 이용이 많은 가입자들의 선호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KT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데이터온 비디오’ 요금제는 월 요금 6만9,000원이지만 ‘LTE 시그니처 마스터’ 대비 데이터 제공량이 더 많고 속도제한(QoS) 시 데이터 속도도 1.66배 가량 빠르다. 데이터온 비디오는 기본 데이터를 100GB 제공하며 기본 데이터 소진 후에는 속도가 5Mbps로 떨어진다. LTE 시그니처 마스터 가입자가 기본 제공 테이터(35GB)를 해당 월의 첫날 하루만에 소진하고 매일 2GB 데이터를 소진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월 최대 LTE 데이터 이용량이 97GB에 불과하다. KT의 데이터온 비디오 요금이 4만1,000원 저렴하지만 혜택은 오히려 큰 셈이다. 무엇보다 데이터온 비디오의 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100GB로 SK텔레콤의 최상위 요금제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점에서 체감 혜택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또한 요금제 개편을 준비 중에 있긴 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학생 요금제 등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보고 실질 부담을 줄인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다음 달 출시를 목표로 요금제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032640)가 지난 2월 속도제한 없는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데 이어 KT는 그 보다 훨씬 공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아 SK텔레콤 측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이통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새로운 요금 출시 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요금제 준비가 끝난다 하더라도 2~3주간의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경쟁사 대비 굼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 고객 대부분이 1년 또는 2년 기한의 선택약정에 묶인 상태라는 점에서 신규 요금제 출시까지 얼마간의 여유가 있긴 하다. 통신요금 25%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선택약정 가입 고객이 중간에 타 이통사로 갈아탈 경우 요금제 및 가입 기간 별로 다르긴 하지만 대략 10만원 가량의 해지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SK텔레콤이 지난 3월 선택약정 해지 수수료를 낮추는 등 개편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예전만큼의 ‘단단한 족쇄’ 역할을 하긴 힘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 대비 요금 개편에 따른 매출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 같은 이통사들의 통신요금 인하 경쟁이 5G와 같은 미래 성장 사업 투자 여력을 떨어트리는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아닌지에 대해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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