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50원(1.88%) 내린 4만9,65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간신히 되찾은 5만원선(종가 기준)이 불과 6거래일 만에 또 무너진 것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05억원, 2,812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최근 들어 매수세로 돌아서는 듯했던 외국인은 지난 7일(408억원)과 이날 이틀 연속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지난달 29일부터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전날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스마트폰 수요 부진과 함께 낸드(NAND) 등 반도체 평균 판매단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6조1,000억원에서 15조2,00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목표주가 역시 7만2,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내렸다. 특히 올해 3·4분기에 D램(RAM)의 평균 판매가는 소폭 오를 수 있겠지만 낸드 가격은 오히려 5~18%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은 이제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많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이달 초 발간한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총 4,634억달러로 지난해(4,122억달러)보다 12.4%나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목할 점은 매출은 늘지만 성장률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 매출은 4,837억달러로 올해보다 4.4%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슈퍼호황은 서서히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점점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견제도 불안요소다. 최근 중국 당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반도체 빅3’가 가격을 담합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만일 가격 담합으로 판단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역대 최대인 80억달러(약 8조6,04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