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10년만에 2%로 복귀 확실시...다시 커지는 신흥국 '긴축발작' 공포

이번주 금리인상 확률 92.5%
긴축 빨라지면 한국마저 위험
ECB·BOJ 통화정책도 혼란원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다시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역전된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 역시 ‘긴축발작(테이퍼텐트럼)’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연방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2~13일 FOMC 회의 후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92.5%에 달했다. 시장은 미 실업률이 18년 만의 최저치인 3.8%로 완전고용 수준인데다 감세에 따른 기업 투자 증가 등으로 성장률도 호조를 나타내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현행 1.50~1.75%인 기준금리를 1.75~2.00%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상이 실행되면 미 기준금리 상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2%로 복귀하게 된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달러가치 상승을 견인하면 통화가치 급락과 자본유출 등 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터키·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간신히 숨을 돌리고 있는 외환시장이 FOMC를 전후해 또다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준이 6월 금리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긴축 속도를 높여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한 차례에서 두 차례로 늘릴 경우 신흥국들뿐 아니라 한국도 테이퍼텐트럼에 맞닥뜨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국내 경제전문가는 “한미 간 금리역전의 마지노선은 0.75%포인트 정도”라며 “이를 넘어서면 외국인 투자가가 대량 자금회수에 나설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3일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금리차이는 0.5%포인트로 벌어지며 경기 부진으로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한 차례 정도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의 긴축 행보가 빨라진다면 격차는 단숨에 0.7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연준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14·15일 잇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QE)의 출구전략에 대해 선제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유로존에 긴축의 신호탄이 오를 수도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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