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비핵화 로드맵 빠진 북미회담…文대통령 가교역할 더 요구받아

■고민 깊어진 文대통령
文 “냉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담대한 여정 계속"
정상회담 뒤 트럼프와 바로 통화…후속조치 공유

흐뭇한 미소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전 북미 정상이 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는 모습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과 관련해 “6월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역사적인 북미 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5월26일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을 때, 그리고 바로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조심스레 회담의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70년에 이르는 분단과 적대의 시간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실조차 믿기 어렵게 하는 짙은 그림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 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며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을 마침내 이뤄낸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김 위원장도 세계를 향해 과감하게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의 주역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담 성공을 위해 노력해 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국제사회의 모든 지도자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 역사를 써갈 것”이라며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겠다. 이 담대한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는 행동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기록”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이번 합의가 온전히 이행되도록 미국과 북한, 그리고 국제사회와 아낌없이 협력하겠다”며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고 공존과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오후8시20분부터 20분간 통화를 하고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후 17번째 한미정상 통화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통화가 이뤄졌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40분간 통화한 바 있으며 청와대는 “이틀 연속으로 통화가 이뤄진 것은 한미 외교사에서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공적 결실을 보여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큰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진에서 이루기 어려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훌륭한 대화 상대”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둘 사이에 돈독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는 말을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은 김 위원장이 뭔가 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가 합의한 미군의 유해발굴 사업의 경우 남북 사이에도 유해발굴 사업이 합의된 상태이기 때문에 남북미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을 북한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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