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만은 지켜라" 당대표들 자존심 걸린 지역은...

秋, 경기·충남·경남지사 3곳
洪, 대구·창원시장 선거에 사활
劉, 송파을 재보선서 성적 내야
趙는 익산·전주시장 승패 촉각

여야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6·13지방선거에서 각 당 대표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공식선거운동 돌입 이후 여야의 접전지가 늘면서 당 대표들 간 감정 싸움도 격해졌다. 특정 지역의 승패를 자신의 정치 행보와 연결짓는 배수진까지 치며 표 결집을 호소했던 만큼 해당 지역의 선거 결과가 이들의 정치적 입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을 판가름할 지역으로는 경기지사와 충남지사 선거가 꼽힌다. 두 지역 모두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잇따른 돌발악재로 판세가 흔들렸던 곳이다. 경기지사는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로, 충남지사는 안희정 전 지사의 성추문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들 지역은 승패 여부를 넘어 어떤 성적으로 승리하느냐에 따라 추 대표의 위기관리능력도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거운동 막바지에 이르러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자 추 대표는 전략을 바꿔 남 후보의 아들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측은 네거티브 공방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동안 남 후보의 아들 문제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휩쓴 경남지사 선거도 중요하다. 민주당이 전체 선거에서 승리해도 경남지사를 내줄 경우 반쪽짜리 승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구시장과 창원시장 선거에 사활을 걸었다. 이곳은 한국당의 텃밭으로 승리를 자신했지만 최근 민주당의 상승세에 초접전 지역으로 바뀌었다. 만약 한국당이 이곳에서 패할 경우 보수진영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홍 대표의 정치적 자존심이 걸려 있기도 하다. 경남지사는 홍 대표가 대선 출마 직전까지 자리를 지키던 곳이고 창원시장은 홍 대표의 앙숙인 안상수 무소속 후보와 공천 갈등을 벌인 곳이다. 홍 대표는 지난 11일 당초 일정에 없던 대구와 창원을 급히 찾아 초조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만약 한국당이 대구·경북에서 버림받는다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며 “마지막으로 도와주시고 정신을 못 차린다고 생각하시면 2년 뒤 총선에서 심판해달라”고 읍소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의 경우 서울 송파을 재보선과 대구 동구청장 성적에 따라 보수진영 내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 공동대표는 송파을 공천을 놓고 안철수계와의 갈등 끝에 결국 본인과 가까운 박종진 후보를 공천했다. 박 후보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당장 안철수계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대구 동구는 유 공동대표의 지역구로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곳이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평화당의 지지세가 강하다고 평가받는 전북 익산과 전주시장 선거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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