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연속 테슬라...결국 3,000명 감원

머스크 "어렵지만 필요한 재편"
사무직 대상...모델3 생산 영향無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EPA연합뉴스

미국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인력감축을 알리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e메일.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보급형 세단 ‘모델3’ 생산 차질과 자율주행차 사망사고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던 미국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나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어렵지만 꼭 필요한 재편”이라며 “전체 인력의 9%가량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창사 15년 동안 한 번도 이윤을 남긴 적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이윤은 우리에게 동기부여의 요소가 아니었다”면서도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 생산을 위해서는 계속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인력 구조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는 지난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해왔다”며 “그 결과 일정 부분에서 역할중복이 발생했고 과거 합리적인 것으로 이해된 일부 직군은 지금 정당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구조조정은 사무직군 중심이 될 것이며 생산직은 포함되지 않았아 ‘모델3’ 생산라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CNBC 등 경제매체는 현재 테슬라의 총인력이 4만6,000명 안팎이라면서 적게는 3,000명에서 많게는 4,100명까지 구조조정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때 자동차업계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던 테슬라는 최근 경영악화, ‘모델3’ 생산일정 차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X’의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인명사고 등 잇단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분기 테슬라는 8억달러(약 8,628억원)의 손실을 보며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모델3’ 생산 지연이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머스크 CEO는 ‘모델3’를 주당 5,000대 생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생산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목표시한이 올 3월에 이어 이달로 두 차례나 연기된 바 있다. 최근에는 회계최고책임자(CAO)가 회사를 떠나고 볼트 부식 문제로 기존에 출시된 ‘모델S’ 12만3,000대를 리콜하는 등 사면초가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 구조조정 소식에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감원 소식으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21% 오른 342.7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 리서치 회사 CFRA의 에프레임 레비는 “테슬라가 수익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는 신호”라며 “9%는 일시에 감원하기는 큰 규모지만 회사가 성장할 때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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