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및 벤처기업이 밀집한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 일대. /서울경제DB
재계는 지방선거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마무리된 만큼 정치인들이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 줄 것을 소망했다. 이런 바람에는 우리 경제가 이미 침체국면에 진입했다는 연구기관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치 일정 등에 밀려 경제 문제가 소외된 측면이 있다는 안타까움이 깔려 있다.
재계의 한 임원은 “그간 북핵 문제와 지방선거 등 초대형 정치 일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경제 문제가 소홀히 다뤄졌다”며 “이제는 경제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보다 안정화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 수 있도록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그간 선거 때문에) 경제가 어려운데도 방치된 면이 없지 않았다”며 “특히 지역 일꾼이 뽑힌 만큼 움츠러든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뛰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규제 정책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쓴소리도 들렸다. 한 기업 임원은 “선거 득표를 의식한 탓에 기업 관련 정책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는 정치인들이 기업에 더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이 조성되도록 규제 완화 등에 주도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고언했다.
일각에서는 경제정책과 관련해 현 정부의 일방적 밀어 부치기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선거 결과가 현 정부에 대한 견제보다는 힘 실어주기에 방점이 찍힌 데 따른 것이다. 한 중견기업 최고경영자는 “(북핵 등 다른 이슈와 선거일이 겹치면서) 너무 무관심한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져 권력 집중에 대한 견제가 부족한 결과가 나온 듯 싶다”며 “정치인들이 시장의 목소리를 더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임원은 “선거 이후 검찰 등 사정 기관들이 기업 수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며 재벌 개혁을 명분으로 한 무분별한 사정 움직임을 경계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