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장단의 기류가 그렇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고용부 관료 출신인 송 부회장은 4월 경총 합류 때부터 적임자 논란이 일었다. 친노동계 인사로 알려져 사용자단체를 이끌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런 우려는 곧바로 현실화했다. 송 부회장은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협의 중인데도 노동계의 주장대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혀 경영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자신의 신념과 철학이 그렇다면 그에 맞는 자리를 찾아야지 기업 입장을 대변할 단체로 올 일은 아니었다.
경총은 경영계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다. 노동단체가 노동계의 권익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경총 역시 사용자의 입장 옹호가 존립근거다. 가뜩이나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계로 기울어진 상황이라면 노사 문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경총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지금처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계의 발목을 잡는 노사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경총은 그동안의 혼란과 갈등을 조속히 수습하고 전열 재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지만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다시 작동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경총은 정부 지분이 없는 순수 민간단체다. 인사에 개입할 아무런 명분이 없는 것이다. 또다시 낙하산을 꽂아 넣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