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국민의 선택] 출구조사 발표 10분만에 洪 자리 떠…민주당은 잔칫집 분위기

■ 각당 개표상황실 이모저모
한국당 참패에 정적만 흘러
바른미래당 '0석' 쇼크에 침통
호남서 밀린 평화당 허탈한 심경
정의당, 내심 한국당 참패에 만족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후보가 13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시청하다 승리를 예측되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추미애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이호재기자.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시청한 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허탈한 표정으로 당사를 나서고 있다./권욱기자

13일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여야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압도적 승리를 거둔 더불어민주당 개표 상황실에는 환호와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은 반면 야 4당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결과를 묵묵히 지켜봤다.

흡사 잔칫집 분위기였던 민주당 개표 상황실은 100여명이 훌쩍 넘는 취재진과 당직자, 그리고 의원들로 북적였다.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추미애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봤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되는 오후6시가 다가오자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큰소리로 카운트다운을 했고 ‘민주 14·한국 2·무소속 1곳 우세’라는 자막이 뜨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막판 돌발 악재가 터졌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결과에 민주당 지도부는 한숨 돌린 듯 활짝 웃어 보였다. 민주당이 전략 지역으로 정하고 공을 들였던 영남 지역에서의 선전에 현장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의 우세 소식에 일부 의원은 엄지를 들어 보였다. 다만 대구·경북, 그리고 제주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결과 발표에 곳곳에서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개표 방송이 끝나고 난 뒤에도 당직자들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추 대표와 김영진 전략본부장을 향해 박수를 치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추 대표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지난해 촛불로 만든 나라다운 나라를 잊지 않으시고 새로운 일꾼들에 힘을 실어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더 잘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반면 야당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침묵했고 개표 상황실에는 정적만 흘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직전 상황실로 들어와 별다른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김 원내대표는 발표 전 참패를 예상한 듯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소중한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오후6시 정각 출구조사가 나오자 상황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TV만 바라봤다. 일부 의원들은 지나치게 조용한 탓에 눈치를 보며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홍 대표는 어떤 움직임도 없이 TV를 보다가 당혹감에 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10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실로 올라갔고 오후7시께 당사를 떠났다.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였다. 기대를 걸었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3위에 그쳤고 광역단체장은 물론 재보궐선거에서도 ‘0석’으로 나오자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개표 상황 전 기자들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던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표정은 출구조사 발표 뒤 180도 바뀌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오후6시15분께 자리를 떴고 향후 거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후 박주선 공동대표와 손 위원장도 차례차례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민주평화당은 호남 광역단체장에서 민주당에 크게 밀리자 허탈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만 호남 기초단체장에 당력을 집중해온 만큼 아직 낙담할 수 없다며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다. 정의당은 결과에 아쉬워하면서도 내심 한국당의 참패는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하정연·류호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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