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국민의 선택] 여성 첫 광역단체장은 언제쯤…'금녀의 벽' 여전

재보궐 지역도 여성 당선자 제로
女후보공천 인색…與마저도 없어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금녀의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17개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재보궐선거 지역구 12곳 모두 남성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광역단체장의 경우 지난 1995년 첫 선거를 시작으로 지금껏 진행된 일곱 번의 지방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단 한 명도 배출되지 못했다.


여성 광역단체장 당선이 힘든 구조적 원인 중 하나는 공천을 받는 여성 후보군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군은 모두 남성이었다. 재보선 후보 중에서도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내각 30% 여성 후보 중용 원칙까지 내세울 정도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던 만큼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여성 후보 공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공염불에 그친 것이다. 당내 광주시장 경선에 참여했던 양향자 최고위원은 “민주당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가 나오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의 정치 참여, 사회 참여 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참으로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여성 후보가 전무했다. 15곳에 후보를 낸 자유한국당에서는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가 ‘한국당 유일의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례대표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일정 비율을 여성에게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별다른 강제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의 여성 후보 전략공천 의지가 현저히 낮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지도부에 광역단체장 가운데 전략공천이 가능한 3곳 중 1곳에 여성 후보를 공천할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민주당 여성 의원 8명도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 전략공천을 촉구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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