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위원회가 2015년 이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를 살피겠다는 것은 투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다. 앞서 감리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의 판단에 따라 위원마다 무혐의, 단순 실수, 중과실, 고의분식회계 등 의견이 엇갈렸다.
금융위 측은 “2012~2014년도까지 봤어야 2015년에 바꾼 회계 처리가 옳은 방향인지 잘못된 방향인지 판단할 수 있는데 금감원이 그 부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증선위원들은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관련 공시문제도 이전 기간 회계처리의 타당성에 따라 조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증선위가 추가로 보려는 2012~2014년 삼성바이오의 순이익은 적자상태였다. 설립 2년 차인 2012년은 매출 0원에 34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바이오에피스는 85%의 지분에 2,040억원의 가치가 부여됐다. 2013년은 4,350만원의 매출에 622억원의 적자를 이어가며 바이오에피스의 장부가는 2,805억원이었다. 2014년은 290억원의 매출에 손실은 280억원에서 997억원으로 늘었다가 다시 280억원으로 재수정된다. 바이오에피스의 지분율은 90.3%로 늘어나 4,612억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된다. 문제가 되는 2015년 바이오에피스의 장부금액은 4조8,085억원으로 전년의 10배 가까이 늘어난다. 바이오에피스 지분의 시장가격(공정가치)이 회계에 반영돼 삼성바이오는 상장 직전인 2015년 1조9,000억원 흑자로 전환한다. 이 부분이 쟁점이다. 삼성바이오 측은 합작 파트너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지배력 확보를 위해 회계처리를 연결에서 지분법으로 바꾼 것이라고 주장하고 금감원은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맞서고 있다.
분식회계의 고의성이 인정되면 금융당국은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으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금융위는 20일 정례회의에서 마무리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