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요구액 6.8% 늘어난 458조원...'슈퍼예산' 예고

기재부, 2019년도 예산요구현황
복지·고용·교육·국방·통일 늘고 SOC는 또 10%대 '뚝'
전년대비 6.8%↑, 7년만 최대폭...재정확장 기조 탄력

2019년도 각 부처 예산 요구 현황. /기획재정부

정부 각 부처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한 금액이 올해 예산보다 6.8% 늘어난 45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복지 확대와 무상교육 지원, 국방비 증액·남북교류 등 문재인 정부 기조에 따라 관련 예산 요구가 크게 늘어난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2년 연속 1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도 예산 요구 현황’을 보면 각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기금의 총지출 요구 규모는 458조1,000원으로 올해 예산(428조8,000억원)보다 6.8% 증가했다. 지난 2012년도 예산 요구안(7.6%)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정부 예산 증가율을 7%로 2배 높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예산사업은 322조원으로 올해 예산(296조2,000억원)보다 8.7%(25조8,000억원), 기금은 132조6,000억원으로 올해(136조1,000억원)보다 2.6%(3조5,000억원) 늘었다.

분야별로 보면 복지·교육·국방·외교통일·연구개발(R&D)·산업 등 8개 분야는 올해보다 증액을 요구한 반면 SOC·환경·문화체육관광·농림수산식품 등 4개 분야는 예산요구액이 줄었다.

특히 기초연금·아동수당·구직급여·건강보험가입자지원 등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다수를 책임지고 있는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경우 153조7,000억원을 요구해 올해(144조7,000억원) 대비 요구액이 6.3% 늘었다. 교육 분야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 요구가 늘면서 11.2%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국방(8.4%) 분야는 군 인력 증원과 방위력 개선 확대 요구, 외교·통일(6.2%) 분야는 남북교류와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요청에 따라 증가 폭이 컸다. 일반·지방행정은 세입여건 호조로 지방교부세가 늘면서 10.9% 증가했다.

반면 SOC 분야는 그간 축적된 시설과 이월금 등을 고려해 예산요구액이 10.8% 대폭 줄었다. 올해 예산이 지난해 대비 14%(3조1,000억원) 급감한 데 이어 올해 예산도 대폭 깎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밖에 농림(-4.1%) 분야는 쌀값 상승에 따른 변동직불금 축소, 문화체육관광(-3.8%)은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완료 등으로 예산요구가 줄었다.

◇실제 예산안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기재부는 각 부처가 요구안을 토대로 2019년 정부 예산안을 편성·확정해 오는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출 구조조정 등으로 마련된 재원을 저소득층 지원, 저출산 극복, 혁신성장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내년 예산안은 각 부처 요구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에도 각 부처는 전년보다 6% 늘어난 예산요구안을 기재부에 제출했는데 이후 기재부가 확정해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7.1%였다.

여당의 6·13 지방선거 압승으로 문재인 정부의 재정확장 기조도 힘을 받게 됐다. 지난달 문 대통령은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와 국가재정전략 점검회의를 잇따라 주재하면서 분배 개선, 저출산·고령화 극복 등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지난해 9월 나온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 목표(5.8%)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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