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통화 긴축에 신흥국 자본 유출”…“亞, CMIN·ADB·IMF로 대비해야”

베리 아이켄그린 UC 버클리대 교수가 14일 자본이 유출되는 ‘서든 스톱(Sudden stop)’이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에서도 자본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이목이 집중됐다. 서든 스톱은 선진국의 통화 긴축으로 신흥국에서 갑자기 자본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1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주최한 ‘2018 G20(주요 20개국)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2003년 이전에는 물가 상승률이 높고 재정적자가 큰 국가에서 서든 스톱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2003년 이후로는 재정적자가 작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가 적은 나라에서도 서든 스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신흥국의 거시 경제 기초체력, 금융시스템은 이전에 비해 향상됐지만 자본 흐름 규모 확대 등 글로벌 요인이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졌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은 정책 당국의 도전 과제”라고 덧붙였다.

카와이 마사히로 동경대학교 교수도 “미국이 금리 정상화를 감안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이 두 차례 금리인상 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신흥국 국가들은 자본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고 금융안전망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 국가에 대해 아세안(ASEAN)+3(한·중·일)의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삼각 트로이카’를 통해 자본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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