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 '혁명 투사' 이면에 숨은 따뜻한 통찰

■마르셀로 무스토 지음, 산지니 펴냄


세계 경제사와 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카를 마르크스(1818~1883)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노년기에 접어든 마르크스의 개인적 일상과 연구 행적을 집중 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마르셀로 무스토 캐나다 요크대 교수가 쓴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은 마르크스가 가족이나 지인들과 주고받은 서신들을 공개하면서 ‘혁명 투사’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한다. 마르크스는 이 편지들에서 “나에게 평온함이란 ‘가족과 함께 하는 생활’이자 ‘손주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라고 고백하고 “거시적 세계보다 흥미로운 것은 미시적 세계”라고 단언한다. 날 선 지적 이론이 아닌 따뜻한 유머로 가득한 글들을 읽다 보면 너그러운 인상을 가진 노신사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지고 마르크스가 인류에 품고 있던 깊은 애정도 자연스레 느껴진다. 책은 마르크스가 노년기에 지적 호기심이 뚝 떨어졌고 연구 성과도 미미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무스토 교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서재에 틀어 박혀 개별 국가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며 도식적이지 않은 사회 변혁의 전략을 모색한 마르크스의 학문적 노력을 복원한다. 2만원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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