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안되고…책임론 확산…기능 마비 한국당

비대위 구성 방안 놓고도 골머리

지난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지도부 공백으로 구심점을 잃은 자유한국당이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김 권한대행도 선거 참패의 책임이 큰 만큼 당을 이끌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의 기능 마비로 여당 견제는 물론 후반기 원구성 논의도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한국당은 당 수습 방안을 두고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데 공감했지만 비대위 운영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홍준표 체제 전 비대위원장을 고사한 외부인사가 한둘이 아니었던 만큼 비대위원장 영입도 녹록지 않다. 비대위원장을 당내 중진이 맡게 되면 ‘책임론’이 불거져 교통정리에 상당한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이미 ‘제1야당’의 기능이 마비된 모습을 노출했다. 논평을 낼 당 대변인들이 공석이 되면서 지방선거 이후 나흘간 당 명의의 논평을 한 건도 내지 못했다. 한국당은 또 6·15 남북공동선언 18주년이었던 15일 한반도 평화 의지를 보였던 다른 당과 달리 침묵했다.

당장 후반기 국회 운영도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주부터 원구성 논의에 들어가자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의 최우선순위는 당 추스르기다. 한국당 원내사령탑인 김 권한대행이 협상을 이끌어야 하지만 비대위 체제 출범 작업으로 원구성 논의에 집중할 여력이 없다. 최저임금·보유세 문제 등 경제 현안도 산적하지만 대응하기에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도 ‘홍준표발(發) 책임론’으로 의원들 간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분위기다. 홍준표 전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중진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며 인적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에둘러 표현했고 일부 의원들은 ‘당을 망친 사람이 본인인데 누구를 비난하느냐’고 발끈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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