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중국판 워싱턴 DC' 들어선다

베이징시, 당·정·군 청사와 역사문화공간 어우러진 ‘중앙정무구’ 조성 계획
2020년 윤곽 드러낼 듯...2035년까지 사업 이어질 수도
'하층민 강제퇴거'와 같은 집단 반발 부를 우려 증폭

한 소녀 관광객이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에 ‘중국판 워싱턴DC’가 들어설 전망이다.

홍콩 명보는 베이징시가 정부 청사와 역사·문화 공간이 어우러진 미국 워싱턴DC와 같은 특별행정구역을 조성한다고 18일 보도했다.

정식 명칭이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인 워싱턴 DC에는 미 의회 건물과 백악관 등 연방 정부기관이 집중돼 있다.


현재 중국의 정부 청사는 베이징 중난하이 지역에 밀집해 있다. 베이징시는 시청과 둥청 구 일대 92.5㎢ 면적의 지역에 공산당, 국무원, 인민해방군 등 당·정·군 청사를 집결하고 박물관과 문화시설 등을 세워 ‘중앙정무구’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 지역에는 톈안먼 광장, 자금성, 태묘(왕실 종묘), 천단(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 등 역사·문화 유적이 많아 워싱턴 DC처럼 관광 명소로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이 일대에는 오피스빌딩, 쇼핑몰, 병원, 아파트, 대학 등의 건립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 세워진 공업 시설이나 창고, 도매시장 등은 모두 철거해 시 외곽 등으로 이전시킬 방침이다.

중앙정무구는 남북으로는 명·청 시대 고궁의 중심선이었던 중축선, 동서로는 베이징 중심대로인 장안지에를 따라 형성될 예정이다. 2020년 윤곽이 잡히지만 장기적으로 2035년까지 조성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업이 지난해 ‘하층민 강제퇴거’와 같은 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공업 시설이나 도매시장 등을 철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시 외곽 임대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19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났다. 당시 시 당국이 긴급 화재대책을 명목으로 저소득층 거주지에 전면적인 퇴거 명령을 내리면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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