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전기차의 향연"…부산국제모터쇼 아쉬운 폐막

보고 듣고 직접 즐기는 모터쇼로 관람객들에게 호평
맞춤형 안내프로그램 확대 등 실질적인 차량정보 소개의 장으로

‘2018 부산국제모터쇼’가 지난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부산모터쇼는 국내외 19개 브랜드에서 차량 203대를 출품했으며, 관람객 62만여 명 이상이 방문했다./사진제공=벡스코

‘2018 부산국제모터쇼’가 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번에 볼 수 있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부분 참가업체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등이 집약된 미래형 자동차를 공개해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일부 브랜드들은 자동차 산업의 역사적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카와 클래식카를 선보여 과거와 미래가 현재 속에 공존하는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았다.

250여 명의 언론인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미디어초청 갈라디너 행사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등 최신 이슈분야와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자동차 업계의 생생한 도전기를 공개하며 시선을 끌었다. 부산국제모터쇼의 가장 큰 특징이 ‘자동차 생활의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다채로움이었던 만큼 완성차 브랜드 차량전시 이외에도 자동차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부대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고가 벤츠 스프린터 캠핑카를 비롯해 국내외 최신 캠핑카와 카라반이 총출동한 ‘캠핑카쇼’는 국내의 캠핑 열기를 반영하듯,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캠핑카 전시회와 함께 열린 ‘한국자동차제조산업전’은 전차대회보다 2배 이상 커진 규모로 자동차 설계 및 연구개발, 부품, 용품, 원료 및 소재, 전장기술 및 제품, 검사, 품질관리, 테스팅 장비 분야의 7개국, 109개사, 220개 부스 규모로 개최됐다. 또 해외바이어 상담 및 국내 자동차관련 업계와의 교류를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성과로 마무리됐다.

◇업체들의 신차 발표, 풍성해진 볼거리

올해 모터쇼는 9개국 183개사가 참가해 3,076 부스 규모를 기록했으며, 국내외 19개 브랜드가 국내차 95대, 해외차 98대, 기타출품차량 10대를 포함해 차량 203대를 출품했다. 이 중 35대의 신차가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돼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2종,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아시아 프리미어가 3종, 한국 최초로 공개되는 코리아 프리미어가 30대로 예년에 비해 신차공개 수는 줄어들었지만, 컨셉트카 14대, 전기차량 24대, 친환경차량 45대 등 미래 자동차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는 차량의 전시가 확대돼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일부 브랜드들은 프리미어 차량에 대한 정보를 극비리에 부치며 지난 7일 프레스데이 현장에서 깜짝 공개하며 신차에 대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콘셉트카, 자율주행차, 전기차의 향연


‘혁신을 넘다. 미래를 보다’란 슬로건에 맞게 부산모터쇼는 자동차 업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장소로 변신했다. 자동차 디자인의 네 가지 기본요소인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이 조화롭게 집약된 현대자동차의 르필루즈 콘셉트카를 비롯해 동적인 우아함이 세련되게 재해석된 제네시스의 에센시아, 와일드한 안정감과 스포티한 라인이 조화를 이룬 기아의 SP컨셉, 스포티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구조의 BMW의 콘셉트 Z4, 모터스포츠의 영감을 받은 MINI JCW GP 콘셉트카, L-finesse를 대담하게 적용한 렉서스의 콤팩트 콘셉트카 LF-SA. 메르세데스 벤츠의 The Concept EQA, 아우디의 Q8 sport concept 등의 차량 등에서는 연일 플래시세례가 멈추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기술이 탑재된 콘셉트 차량이 대거 공개되면서 자율주행 시대를 꿈꾸는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러한 관심은 각 부스의 미래 자율주행 가상 체험의 인기로 이어졌다.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 트렌드인 ‘친환경 차량’이 예년 보다 두 배 이상 출품돼 관심을 끌었다. 특히 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오염물질 없이 에너지와 물만을 발생시키는 궁극의 친환경차량인 현대자동차의 넥쏘, 가정용 220v 전기 콘센트를 통해 600원 정도 비용으로 3시간 30분이면 완충이 가능한 초소형차 르노삼성의 트위지, 배출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100% 전기 스포츠카인 닛산의 닛산 블레이드글라이더는 관객들을 시선을 사로잡았다. 독보적인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2018 부산국제모터쇼를 처음 찾은 전기자동차 업체인 ‘에디슨 모터스’를 비롯해 총 45대의 친환경 차량이 전시되면서 본격적인 친환경 자동차시장의 경쟁을 예고했다.

◇차가 주인공인 모터쇼, 실질적인 정보습득 및 구매층 관람객 확대

올해 부산모터쇼는 실질적으로 차가 주인공인 모터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레이싱 모델들의 과도한 노출을 줄이는 대신 차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패션모델이나 광고모델, 직접 차를 만든 직원, 전문 큐레이터들이 관람객과 직접 만났다. 전시차에 대한 질문에 직접 답변을 해주는 등, 모터쇼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차를 더 집중해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성숙된 모터쇼 관람의 새 지평이 열렸다.

실제로 벡스코 스마트앱으로 결재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관람객 중 69%가 남성이었으며, 30대가 41%, 40대가 30%로 많았으며, 부산지역 참관객이 37%, 63%는 다른 지역 관람객이 방문했다. 관람목적을 묻는 말에는 정보수집이 33%, 차량구매가 27%로 60% 이상이 모터쇼에 차량을 보러 온다고 답해 모터쇼가 단순히 보고, 즐기는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보수집 및 구매를 위한 현장임을 반영했다. 가족 나들이로 모터쇼를 방문했다고 답한 비율도 21%나 됐다. 이는 부산국제모터쇼가 전 국민의 자동차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보고, 듣고 즐기는 자동차 축제로의 패러다임 제시

예년 모터쇼가 단순한 차량 전시 등의 볼거리 위주로 구성됐다면, 올해 모터쇼는 참가 브랜드들의 준비한 다채로운 부스 내 체험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신차 시승행사, 캠핑카쇼, RC카 경주대회, 퍼스널 모빌리티 쇼 등 1·2주차 색깔을 달리한 부대행사의 준비 등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 시도들이 빛을 발했다. 특히 벡스코 제2전시장의 전면도로를 달리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차주행체험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모빌리티 제품과 관련된 액세서리를 보고 모빌리티 기기인 킥보드, 삼륜전기자동차, 전동휠, 전기자전거 등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승식과 무선 조종 모형자동차인 RC카 경주대회 및 체험행사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국제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된 오토 디자인 수상작 전시장에서는 한계 없는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교육장으로도 이용돼 2018 부산국제모터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국제모터쇼는 62만여 명 이상(17일 오후 4시 기준 잠정 집계치)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보다는 높은 수치이며, 2016년 부산모터쇼의 관람객 수보다는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자동차산업의 불황 및 전 세계적으로 대형모터쇼들의 규모축소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부산모터쇼는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 및 안전하고 체계적인 행사운영으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만족감을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함정오 벡스코 대표는 “제10회를 맞는 2020년 모터쇼에는 미래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를 반영해 자동차산업과 협업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의 유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또 모터쇼에 참가하는 브랜드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자동차 업계와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는 모터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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