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연극의 드라마틱한 상상력이란?"

임승태 박사의 '셰익스피어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
19일 송파구 석촌중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열려
셰익스피어 희극과 비극 소개한 뒤 함께 낭독도

임승태(사진) 박사가 19일 석촌중학교에서 열린 특강 ‘셰익스피어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 에서 연극의 드라마틱한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강사: “여러분 드라마틱(dramatic)하다고 하면 어떤 느낌이 들어요? 드라마틱이라는 단어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있을까요?”

학생: “반전이 있다, 짜임새가 있다, 재미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19일 송파구에 위치한 석촌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셰익스피어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에서 강의를 맡은 임승태 박사(서울대 예술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가 묻고 강의에 참가한 학생들이 답했다. 다소 어려울 듯한 질문이었지만, 학생들은 재기발랄하고 거침없는 답을 제시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6년째다. 이날 강좌는 송파도서관에서 지역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세 차례 준비한 특강이다.


임 박사는 첫날 강의에서 기원전 5세기부터 시작된 서양 연극의 특징과 종류부터 설명해 나갔다. “드라마란 그리스어 드란(dran)에서 나온 말로 행동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하는 모든 움직임이 행동이라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드라마란 특정 주인공의 특별한 행동을 보여주는 예술장르로 애니메이션 ,TV드라마, 영화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답니다. 보통 진지한 드라마를 비극(tragedy), 우스꽝스러운 드라마를 희극(comedy)이라고 구분을 하지요.”

드라마를 볼 때 왜 몰입을 하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해 나갔다. 주인공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야기에 대한 몰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김 박사의 설명이다. “드라마를 볼 때 주인공의 외모를 보기도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또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 끝이 나는지를 보는 것이지요.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 앞에는 장애물 즉 갈등요소가 등장을 하는데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발전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관람객은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죠. 때로는 마지막 부분에 대반전이 있기도 하답니다. 갈등, 발견, 반전 등의 요소가 정교하게 잘 짜진 이야기를 볼 때 바로 드라마틱하다고 할 수 있답니다.”

임 박사는 이어 연극적 상상력에 대한 의미도 설명했다. “연극적 상상력이란 현실적이지 않는 것을 적극적으로 상상하는 것이랍니다. 여러분 어린시절 총싸움을 할 때 상대방이 엄지와 검지를 펼쳐 총이라고 쏠 때 여러분은 두손을 번쩍 든다거나, 죽는 시늉을 한다면 바로 연극적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랍니다. 연극을 관람할 때 한 무대에서 두 사람이 서 있어도 때로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연기할 때가 있어요. 그때 관람객은 연극적인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동원해야 한답니다. 그래야만 연극에 몰입할 수 있답니다. 영화는 이 같은 연극적 상상력을 컴퓨터나 전자 기기가 대신 해주지요.”

다소 딱딱한 개념설명이지만 학생들은 곧잘 대답하면서 강의를 따라왔다. 이날 강의에는 석촌중학교 도서반, 영자신문반, 독서문화탐방반 등이 참가해 뜻밖에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총 3강으로 준비한 이번 강좌는 1강 셰익스피어의 연극적 상상력, 2강 희극: 우연과 오해의 드라마, 3강 비극: 명예와 욕망의 드라마 등으로 진행된다.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에 이어 강의에 참가한 학생들이 셰익스피어 작품의 명대사를 직접 낭독도 해 보면서 등장 인물에 더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제 6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과 5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생활 속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 포털 에버러닝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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