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KT '주도권 경쟁' 발판 마련... LGU+는 실리 챙겼다

5G 주파수 경매 낙찰가 3.6조
SKT·KT 각 100MHz 확보
LGU+는 80MHz 가져가
이통3사 "예상 크게 안 벗어나"
수익모델 확보가 승부 가를듯

내년 3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경매 낙찰가가 시작가 대비 3,423억원 높은 3조 6,183억원에 결정됐다. 일부에서 우려했던 이동통신사 간 과당경쟁은 벌어지지 않았다.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네트워크와 장비 등 총 20조원에 달하는 5G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주파수 경매는 3.5㎓ 대역에서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각각 100㎒ 대역폭을 확보했으며 LG유플러스(032640)가 80㎒ 대역폭을 갖는 것으로 결정 났다. 사업자별 주파수 할당량을 결정하는 경매 1단계에서 라운드 갱신 때마다 올라가는 ‘입찰증분’이 정부 제시범위의 최저치인 0.35% 수준을 유지해 9라운드까지 진행됐음에도 낙찰가는 높지 않았다. 경매 첫날인 지난 15일 마무리된 28㎓의 2,400㎒ 대역폭은 이통 3사가 나란히 800㎒를 나눠 갖는 것으로 결정됐다. 주파수 위치를 정하는 2단계 경매까지 합쳐 이통 3사별 최종 낙찰가는 SK텔레콤 1조4,258억원, KT 1조1,758억원, LG유플러스 1조167억원이다.

5G주파수 경매가 비교적 원활하게 마무리되면서 이동통신 3사는 상당히 비슷한 출발 선상에서 진검 승부를 하게 됐다. 결국 어느 사업자가 ‘확실한 사업모델(BM)’을 선보이느냐가 5G 승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8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가입자와 지난 연말 공개된 이통 3사 데이터 품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기술력 등으로 5G 분야에서도 선두 자리를 지켜낸다는 방침이다. 양자암호통신 등 5G 보안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쓰는 만큼 드론 관제 및 자율주행차와 같은 5G 특화 시장에서도 앞서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보안업체인 ADT 캡스를 인수하는 등 5G 사업 모델 발굴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 방식도 자신감의 배경 중 하나다.


KT는 전봇대와 관로 등 5G 필수설비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5G 시장에서만큼은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의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기술적 노하우도 풍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황창규 KT 회장의 정치권 불법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외풍에 따른 ‘CEO 리스크’는 변수다. 정권 차원의 ‘황창규 흔들기’가 계속될 경우 5G 선도 사업자로 공언해 온 KT의 입지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아직 5G 수익 모델이 불확실하고 망 투자 비용에 따란 수익 창출 방안이 확실하지 않은 만큼 ‘패스트 팔로잉’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재무에 밝은 권영수 부회장의 ‘실리 경영’이 5G에서도 빛을 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국내 최초로 속도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LTE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국내 통신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해온 만큼 5G 시장에서 LG유플러스만의 승부수도 눈여겨 볼 부분으로 꼽힌다.

다만 5G 수익 모델 확보까지는 이통 3사 모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5G 통신 칩셋이 탑재된 단말기가 내년 2·4분기께나 출시될 예정이고 5G 전국망 구축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 인텔, 삼성전자, 화웨이, 퀄컴 등이 만드는 통신 칩셋이 내년 2·4분기에나 출시되고 이를 탑재한 단말기 또한 6월 출시를 장담하기 힘든 탓에 기업용(B2B) 서비스 모델 개발을 통한 수익 확보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5G는 LTE 대비 기지국이 더욱 촘촘해야 한다는 점에서 망 구축비용만 최소 20조원 이상이 소요돼 수년간 원가보상률이 100%를 밑돌 가능성도 높다.

3.5GHz 대역에서 할당받은 주파수의 위치에서는 오른쪽을 확보한 SK텔레콤과 왼쪽을 확보한 LG유플러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양사는 이를 위해 각각 2,505억원과 351억원의 비용을 추가 지출했지만 향후 정부가 5G용 주파수를 추가 할당할 경우 대역 확장이 가능하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3.5GHz 대역에서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 대역폭을 100MHz로 제한하면서 우려했던 경매 과열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통 3사가 비교적 균등한 위치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사업모델을 얼마나 잘 발굴해 내고 가입자를 모을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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