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석 파워보이스 대표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의 시대다. AI가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사용자가 손쉽게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어 음성인식 및 자연어 처리 기술이 필수다. 이러한 기술의 안정적인 서비스 위해서는 잡음제거, 음성트리거링, 화자인식 등의 음성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음성기반 기술들이 접목된 AI 스피커나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스마트홈 시스템에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정희석 파워보이스 대표는 벤처 버블이 꺼져가던 지난 2002년 음성인식 기술의 유망성을 미리 내다보고 회사를 창업했다. 파워보이스는 소음이 있는 원거리에서 음성만을 이용한 제어 기술력으로 스마트 가전과 텔레메틱스,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지난 17년간 축적한 음성기술을 바탕으로 AI에서 필요한 음성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음성인식 전문 기업으로 기반을 확고히 하고 있다.
파워보이스의 초기 아이템은 화자인증 기술을 바탕으로 한 PC보안 프로그램이다. 세계 최초로 화자인식기술을 상용화해 일본에도 수출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음성인식 홈네트워크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삼성중공업·현대통신·코콤 등 국내 홈네트워크 주요 업체를 고객으로 유치해 아파트 등 주거시설에 잡음 환경에 강한 파워보이스의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원거리에서 음성만으로 가전 등을 제어하는 파워보이스의 기술력은 기존의 음성인식 서비스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대표는 2010년대 들어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사업영역을 스마트 가전과 자동차, 모바일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에어컨과 LG전자의 에어컨에는 파워보이스의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됐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시스템에도, 한라마이스터와 팅크웨어의 내비게이션에도 파워보이스의 기술이 적용됐다. SK에는 T맵용 음성인식 기술을 공급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의 스마트 가전과 자동차에도 파워보이스의 음성인식 기술이 들어갔다. 도요타와 샤오미가 파워보이스의 주요 고객사다.
홈네트워크 사업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음성인식 IoT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파워보이스가 지난 2015년에 출시한 ‘사일로(SILO) 음성인식 IoT 스마트 스위치’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디서나 집안의 전등을 켜거나 끄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의 음성 명령으로 집안의 전등을 제어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BC카드·국민은행의 모바일앱에서 카드결제 및 금융거래를 위한 화자인증 솔루션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KT와 협력을 통해 기가지니 AI스피커에 화자식별·인증 솔루션을 공급해 75만명의 AI 스피커 가입자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목소리만으로 사용자를 식별·인증해 금융거래 및 상품 구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 여러 AI 서비스회사와 협력해 AI 스피커 양산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저전력·고성능의 음성전처리 및 음성 트리거링 솔루션 개발·공급을 통해 다양한 IoT 디바이스, 로봇, 커넥티드카에 적용된 제품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2016년 30억원이던 파워보이스의 매출은 지난해 73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올해 목표 매출액은 120억원이다. 외형이 커지면서 직원 수도 지난해 36명에서 현재 51명까지 늘었다. 정 대표는 “국내 업체로는 드물게 독자적인 음성인식과 화자인증 등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뉘앙스와 같은 글로벌 음성전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AI와 IoT 시대를 맞아 새로운 사용자 환경의 스마트 제품들을 개발하는 등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파워보이스 연구원들이 경기도 판교 본사 사무실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될 음성인식 화자인증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제공=파워보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