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으로 원자재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유·원자재펀드 수익률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원유와 원자재 등을 기본으로 하는 펀드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예상하기 힘든 외부 변수가 상존해 있는 만큼 현재 높은 수익률만 보고 들어가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한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천연자원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11.39%로 40개 펀드 테마 중 1위에 올랐다. 원자재펀드와 원자재(주식) 역시 같은 기간 수익률이 각각 7.5%, 7.23%로 헬스케어(11.09%)를 제외하면 거의 수위를 기록했다. 헬스케어펀드의 경우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지속된 바이오주 열풍으로 부동의 1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천연자원펀드의 약진이 더욱 두드려졌다는 평가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은 6개월 19.03%, 신한BNPP포커스이머징원자재증권자투자신탁 17.46%,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18.06%에 달한다. 원자재펀드 역시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 11.87%,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20.53%, 한화천연자원증권자투자신탁 12.93%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수익률 3.6%의 몇 곱절에 달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교역국 1·2위인 중국과 미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 연쇄적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줄고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원유와 천연자원펀드 수익률도 이 영향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7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상품 시장 가격’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19% 하락한 톤당 7,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 가격 역시 산유국들의 원유 증산 전망과 미중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63달러대로 떨어져 지난 4월9일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 후폭풍은 이들 펀드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펀드도 마찬가지다.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에 앞서 농산물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먼저 된서리를 맞으면서 이날 기준 3개월 수익률이 이미 -3.52%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천연자원펀드의 경우 현재 높은 수익률을 근거로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후,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뿐만 아니라 현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있는 만큼 이들 펀드는 개인 투자자가 이를 예측하고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에서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비철금속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승인하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점 역시 비철금속 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원유와 원자재 펀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을 고려할 때 이들 펀드의 신규 진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