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弗에 2,000억弗 더" 트럼프, 中 대미수출 봉쇄 으름장

中도 미국 여행·유학 제한에
美국채 매각카드까지 만지작
협상 불발 땐 전면전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에도 북한에 적용했던 ‘최대의 압박’ 작전을 펴면서 미중 간 협상이 불발될 경우 주요2개국(G2) 간 경제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면서 여기에도 중국이 보복조치를 취한다면 추가로 2,000억달러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에 대해 중국이 보복조치를 발표하자 보복 규모를 4배나 늘린 것도 모자라 엄청난 추가 보복까지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조치를 위협한 총 수입액 규모는 4,50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인 5,056억달러에 육박한다. 관세 폭탄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을 아예 봉쇄하겠다는 위협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파상공세는 미중 간 무역 불균형을 확연히 드러내며 이를 무기로 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5,000억달러 이상을 미국에 수출했지만 대미 수입 금액은 1,304억달러에 그친다.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측 관세 부과에는 똑같이 보복을 했지만 미국이 1차로 예고한 2,000억달러만 해도 지난해 대미 수입액을 한참이나 초과해 중국이 관세 보복을 같은 규모로 취할 미국산 제품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틈만 나면 “무역전쟁은 이기기 쉽다”고 주장하는 배경은 미국이 대부분의 국가에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막대한 것을 빌미로 삼아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먼저 관세 폭탄을 때리고도 이날 중국 측의 보복조치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해 “영원히 미국을 불공정하게 이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무역에서 더는 중국에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도 미국이 관세전쟁을 확대하면 똑같이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듯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에 중국 상무부가 “수량과 질적으로 상호 결합된 종합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강력한 반격을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미국 측에 2,000억달러 규모로 보복관세를 부과할 상품은 없지만 종합적 조치로 상응하는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실제 미국은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금융·관광·유학 등 서비스산업에서는 막대한 흑자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관세전쟁을 확대하면 중국은 미국으로의 여행·유학 등을 제한하면서 맞불을 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해 중국의 모든 수출을 봉쇄하는 수준이 되면 중국이 세계 최대의 미 국채 보유국(1조 1,800억달러) 지위를 활용해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58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매각하면서 무역전쟁에 국채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간 경제전쟁이 확전되면 중국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협조를 느슨히 하면서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트럼프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상 전문가들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쓸 수 있는 거의 모든 무기를 내보이면서 그만큼 양국 간 협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측면이 있다고 내다봤다. G2 간 관세전쟁이 다음달 6일에 포문을 여는 만큼 그전까지 최대한 협상 타결을 위해 양국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욕= 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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