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요통)으로 6주 안에 2회 이상의 침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30세 이상 성인의 요추수술 위험은 침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보다 34%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연령층은 53%까지 낮았다. 침 치료군의 요추수술 감소 효과는 여자(42%)가 남자(35%)보다, 소득이 높은 층(42%)이 낮은 층(24%)보다 컸다.
19일 자생한방병원에 따르면 척추관절연구소 하인혁 소장과 고원일 한의사, 한의학연구원 신경민 박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토대로 2004~2010년 요통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100만명 중 최근 2년 동안 없던 요통이 생겨 침 치료를 받은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을 13만여명씩(나이 20~70대) 선별해 이후 2년 간 요통 수술률을 비교분석했다.
연령·성·소득수준의 분포는 동일하게 맞췄다. 요통이 주요 증상인 요추 염좌 및 관절·인대 탈구, 척추변형증, 디스크(추간판탈출증) 등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이 대상이며 만성 요통 환자 등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 침 치료군에서는 701명, 침 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는 1,104명이 2년 안에 요추수술을 받았다. 침 치료군의 요추수술률이 36.5%(403명) 낮았다. 20대는 침 치료군과 비치료군의 요추수술 위험에 별 차이가 없었다.
20~70대 침 치료군의 요추수술 위험비는 침 비치료군의 0.63배(60대 연령층은 0.47배)였다. 요추수술 위험이 37%(60대는 53%) 낮다는 얘기다. 연령·성·소득수준 등이 비슷한 사람끼리 묶어 비교하지 않더라도 침 치료군의 요추수술 위험은 침 비치료군의 0.64배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인혁 소장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는 요통이 가벼운 경우 4~5회, 심하면 10회 이상 침 치료를 하고 디스크(추간판탈출증)·척추관협착증 등 원인에 따라 추나요법·약침·한약 치료를 병행하지만 이번 연구에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침 치료만 최소 회수(6주 간 2회) 기준으로 분석했다”며 “30대 이상 침 치료자에서 연령·성·소득수준과 관계 없이 침 비치료군보다 요추수술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결과는 침 치료를 통한 통증 경감과 기능 향상으로 요추 수술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무릎·어깨관절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요통은 근골격계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10명 중 6~7명이 평생 한 번 이상 겪는다. 대소변장애·다리 마비 등의 증상으로 빨리 수술을 해야 하는 마미증후군 같은 중증은 10%를 넘지 않으며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