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잦고 쇼핑 많이 하면 100% 휴대품검사 받는다

재벌총수 여행휴대품 대리운반 전면금지…과잉의전 제한
관세청, 관세행정혁신 TF 권고 수용한 후속조치 발표

앞으로 해외를 자주 드나들면서 연간 약 2,000만원 이상 해외나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면 입국할 때 100% 휴대품검사를 받게 된다. 항공사 직원이 재벌 총수를 위해 공항에서 휴대품을 대리 운반하는 것도 전면 금지된다.

관세청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세행정 혁신 태스크포스(TF) 권고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최근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관세포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30일 민간전문가 중심 TF가 관세청에 권고사항을 내놓은 데 따른 후속조치다. 관세청은 TF의 권고를 대부분 수용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법에서 정한 공식 의전 대상자와 사전 등록된 노약자·장애인 외에는 항공사 의전팀을 통한 휴대품 대리운반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법정 공식 의전대상자는 대통령과 5부 요인(국회의장·국무총리·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국회 원내대표, 주한 외교공관장 등이다.


재벌 총수처럼 공식 의전 대상자가 아닌 이에게 무단으로 대리운반을 해주다가 적발되면 대리 운반자는 이후 세관 구역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대리운반된 휴대품은 100% 정밀검사를 받게 된다. 관세청은 공항공사·항공사 등과 과잉의전 제한에 대한 구체적 운영방안을 협의한 뒤 계도기간을 거쳐 정식 시행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또 여행객의 해외 출입국 횟수와 면세점·해외 신용카드 구매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특별관리대상’을 지정하기로 했다. 특별관리대상이 되면 입국할 때 세관에서 100% 휴대품 검사를 받아야 한다. 관세청은 지난해 기준 연 20회 출입국하면서 해외쇼핑이나 면세점 구매액이 2만달러(2,216만원)를 넘은 여행객을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일정기간 적발 사실이 없으면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밀수 통로 의혹을 받던 공항의 상주직원 통로에 대해서는 세관 감시상황실에서 실시간 CCTV 영상을 공유 받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공항공사 등과 협의해 상주직원 통로의 합리적인 세관 검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한다.

항공사 직원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검사·관리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항공사의 파우치·플라이트백 등은 항공사의 반입 내역 제출, 세관 검사결과 등록 의무화 등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별도 통관이 이뤄지는 초대형 화물은 엑스레이(X-ray) 개장 검사를 철저히 하고 검사기록도 남기도록 관리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승무원ㆍ직원 밀수 적발사례를 분석해 위반 횟수 및 적발 금액 등을 고려해 위험도 평가 기준에 따라 항공사를 성실·양호·미흡으로 구분한다. ‘미흡’으로 평가된 항공사의 경우 고가품 쇼핑이 쉬운 도시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대한 전수 검사 횟수를 월 3회에서 8회로 늘릴 예정이다.

관세청은 장기적으로 여행자 휴대품 통관실태 점검, 휴대품 검사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전문가 의견수렴 및 용역 등을 통해 여행자 휴대품 통관체제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업무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할 계획”이라며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혁파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관세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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