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美) 지식(識)은 자신을 드러내는 글 속에 있다’
이를 깨달은 작가들이 들려주는 솔직한 생각과 인생 이야기입니다.
종이 한 장을 준비하고 내가 살아온 과정을 곡선으로 표현해 본다면 나의 그래프는 어떨까? 먼저 종이를 가로로 놓고 횡축으로 가로 지르는 선을 그려 놓는다. 왼쪽에서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어릴 때의 기억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나의 삶을 곡선으로 표현한다. 즐겁고 행복하거나 잘 풀렸던 삶의 시간은 위로 그리고 어려웠거나 실패의 시간은 아래쪽으로 내려가도록 그려 본다. 결과를 보면 누구나 위 또는 아래에만 머물러있는 그래프 모양은 거의 없다. 누구나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도 있는 삶을 살아간다.
이번에는 곡선의 꼭대기 지점과 아래 지점에 어떤 사건이나 경험이 있었는지 간단히 적어 본다. 마지막으로, 내가 원했거나 주도적으로 노력한 결과에 의한 것이라면 A라고 표시하고 내가 원치 않았지만 운이 좋거나 나빠서 발생한 것은 B라고 표시해 본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운이 좋거나 나빠서 벌어진 일도 있고 나의 노력의 결과로 잘되거나 실패한 것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각자의 경험을 통해 삶의 곡선을 바라보면 운의 영향을 받아 행운이 오기도하고 원치 않는 일도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삶에 운과 노력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흔히 운칠기삼, 즉 운이 70%이고 자기 노력이나 능력이 30%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노력해도 이뤄지지 않거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이루어질 때 쓰는 말인데, 이 말은 노력보다 운의 비중을 더 높이 두고 있다. 물론 불행한 사건이나 경험은 운에 따라 좌우되는데, 그것이 삶이고 또 그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운에 대응하여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선택한 것이 된다. 운이 70%이거나 운이 90% 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30% 또는 10%라도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영향력을 행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더 중요하다. 살다 보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외부 환경이나 운이 나쁜 탓으로 돌리면 내 마음은 조금 편해지겠지만 운을 다시 내게로 돌리도록 하는 좋은 기회까지 잃을 수 있다. 운을 내게로 돌리는 방법에는 30% 또는 3%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데 있다. 만약 능력이 있음에도 특정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면 그 곳에 운을 다시 내게로 돌리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국가대표로 월드컵 경기에 4번이나 출전한 황선홍 선수는 1994년 월드컵 스페인 전에서 골키퍼와 일대일의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패했었다. 그 찬스를 놓친 불운의 기억이 경기 내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후 볼리비아 전에서 스페인 전의 불운했던 기억을 떨치지 못한 채 경기에 임하여 세 번의 결정적 기회마다 공이 하늘로 날아가는 불운을 맞았다. 슈팅이 겁날 정도로 심리적 부담이 컸고,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몸이 많이 경직됐었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그는 운을 돌리는 방법을 찾았다. 본인이 잘했던 경기 방송을 반복해서 보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의 한 경기에서 무려 아홉 골을 넣고 득점 왕이 됐다. 운이 나쁜 탓으로 돌리지 않고 내가 잘한 경기에서 감각을 더듬어 운을 다시 돌린 결과였다.
내가 가진 30% 중에 3% 만이라도 기회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시작하자. 일단 시작하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보면 내 눈이 번쩍 뜨이는 아이디어도 만난다. 내 눈이 뜨이면 덩달아 가슴도 뛸 것이고, 내 가슴이 뛰면 내가 가진 강점을 사용할 기회가 생긴다.
70%의 운에 희망을 걸고 좋은 운이 들어 오기를 원한다면 순서를 조금 바꿔보자. 사상과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설법으로 유명한 성담 스님은 "호흡하듯이 하면 좋은 운이 내게로 온다"라고 말했다. 호흡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다. 먼저, 숨을 밖으로 내보내야 들어오는 것이 진리다. 운을 내게로 불러오기 위해서는 숨을 내쉬듯이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대하면 그 다음 순서는 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운이 나에게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어있다.
운칠기삼은 세상사 대부분의 일이 운에 따라 행해지되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고 3푼의 이치도 내가 하기 나름이니, 남 탓과 불운 탓으로만 돌리지 말라는 말이다. 운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바꿀 수 없는 70%보다 바꿀 수 있는 30%부터 집중하자.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면 운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글= 책 쓰기로 인생을 바꾸는 사람들(책인사), 작가 김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