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의 판단은 전적으로 옳다. 한국 근로자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6년 기준 33.3달러로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OECD 평균보다 한참 낮다. 생산성 증가폭은 2010년과 비교할 때 10%가 채 안 된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실질 최저임금은 22%나 뛰어 OECD 회원국 중 일곱 번째로 높다. 생산성은 바닥인데 임금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니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턱이 없다. 여기에 현 정부의 공약대로 최저임금을 5년간 54%나 올린다면 버틸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OECD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나서 최저임금 후폭풍을 우려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무작정 임금만 올린다고 가계소득이 늘어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생산성이 담보되지 않는 임금 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이는 결국 일자리와 투자·소비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래서는 경기 회복도, 소득 양극화 해소도 기대하기 힘들다. 올 들어 거의 매달 들려오는 고용 쇼크와 취약계층의 소득 감소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경제현장 곳곳에서 들리는 아우성이 사라지게 하려면 기업이 끊임없이 혁신하고 투자 확대에 나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시장을 개혁하지 않으면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생산성 없는 임금 상승은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