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의 기업 간 경쟁에 대해 중소벤처기업인 10명 중 7명이 불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정책자금 지원업체 중 로봇, 항공우주, 바이오소재, 신재생에너지, 스마트팜, 차세대치료 등 미래신성장 분야 503개 업체를 대상으로 ‘중소벤처기업 공정경제 생태계 조성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이틀간 중진공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됐다.
설문 결과 기업경쟁 공정성 인식에 대해 ‘불공정’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71.8%로 ‘공정’(28.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불공정 이유는 ‘불공정 거래관행’(32.9%)이 가장 많았고, ‘대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22.8%), ‘독과점 야기 진입규제’(12.0%) 순이었다.
공정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이 혁신성장 산업분야에 진입할 수 있는 핵심방법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0.6%가 ‘정부의 혁신성장 지원정책 활용’(50.6%)을 꼽았다. 이어 ‘혁신적 사업 및 기술 확보’(19.3%), ‘노동시장 혁신 등 사회제도적 인프라구성’(16.6%), ‘진입규제 혁신’(9.2%)이 뒤를 이었다.
중소벤처기업에 필요한 정부지원은 ‘금융 지원’이라는 응답이 58.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술 지원(R&D 등)’(11.5%) ‘판로·수출·마케팅 지원’(9.9%), ‘진입규제 완화’(6.9%), ‘불공정 거래 관행 근절’(6.9%) 순이었다.
중진공은 스마트공장과 에너지신산업 등 혁신성장 분야와 화장품 등 한류, 바이오 분야 중소벤처기업 창업자 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공정경제 생태계 조성에 관한 집단심층면접(FGI)도 발표했다. 창업자들은 대기업에 집중된 시장 지배력 등으로 독과점 체제가 구축되어 시장 진입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화장품 업종을 영위하는 창업자는 “조금 잘 팔린다 싶으면 대기업에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유통사를 통해 독과점함에 따라 국내에서는 버티기가 힘들어 수출로 눈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불공정 거래 관행 측면에 대해서는 기술 유용에 대한 대처 어려움을 주로 언급했다. 창업자들은 이러한 시장진입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기업의 일방적인 거래 조건에 순응하지 않고 독점 기술력 확보를 통해 기존 관행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진공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독과점 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 견인을 위한 지원계획 수립에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다.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혁신적인 기업가와 정부가 함께 만드는 유니콘기업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공정경제 생태계 조성으로 중소벤처기업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