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전 계몽주의와 과학혁명의 힘이 오래된 질서의 뿌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세계가 쪼개지기 시작했다. 낡은 생각, 쓸모없어진 힘의 습성, 피할 수 없는 역사 같은 족쇄에 잡힌 쪽은 더 진보된 평형상태로 진행하지 못했다.”
조슈아 쿠퍼 라모가 자신의 저서 ‘제7의 감각, 초연결 지능(The Seventh Sense)’에서 한 말이다. 융합과 연결로 이어지는 고도의 네트워크 시대로 들어가는 인간이 겪게 될 변화와 혼란의 서문이기도 하다. 다시 찾아온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의 선도적 역할은 당연히 최우선이다. 법과 규제로 강제성을 띠고서라도 변화의 흐름에 걸맞도록 우리나라의 역동성이 제대로 갈 수 있게 물꼬를 바꿔야 한다. 국가의 힘의 원천인 기업과 기업 리더의 변화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일부 기업과 기업 리더들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둔감하게 반응한다. 대다수 기업은 중단기적 손익계산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생산과 판매를 위한 직접비용인 노동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조세가 낮거나 인건비가 싼 국가로 제조의 전진기지를 옮기면서 주로 비용절감 전략을 통한 단기적 수익구조 개선 전략을 구사한다.
이 같은 전략 아래 노동 유연성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을 만들어냈고 고용 불안정은 심화했다. 그 결과 복지국가의 꿈이던 완전고용은 신기루가 되고 경기변동으로 대량실업 사태가 초래됐다. 노조로 대표되는 구성원들은 훨씬 더 냉소적이며 파괴적으로 변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기업의 지속성장은 요원할 뿐이다.
고전적 이윤의 추구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생존과 성장에 한계가 있다. 지금은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위중한 시기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냉혹한 무한경쟁의 환경에서 기업의 지속성장과 구성원들의 인간적인 삶이 양립되게 해야 한다. 생산성을 강조하는 기업 조직에서 인간을 자원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을 해체하고 파괴하지 않는다면 노사의 평화로운 양립은 애초 보장될 수 없다. 노사가 양립할 수 있도록 리더가 나서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력부터 시작하는 게 첫걸음이다.
아울러 평생 배움을 통한 즐거움과 성취를 얻을 수 있는 일터를 마련해야 한다. 인간이 단순 자원이나 수단으로 취급된다면 이미 창조적인 가치는 물 건너가고 만다. 포용과 관용의 리더십이 경영자 보편의식으로 자리해야 하는 이유다. 인간을 실존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목적가치로 인식하는 포용과 관용의 리더십이 보편적으로 자리할 때, 비로소 원만한 노사관계가 정립된다. 기업의 지속성장은 자연스레 뒤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