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알뜰폰 시장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알뜰폰 활성화 토론회에서 이동통신 3사 계열 알뜰폰 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보다 저렴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1년 출범했다. 가입자는 올해 4월 기준 774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2.2% 차지한다. 하지만 영세한 사업 구조로 인해 지난 6년(2012∼2017년)간 3,50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사 자회사 3곳(SK텔링크, KT엠모바일, U+알뜰모바일)의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또한, 2015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3년간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가입자의 70%를 이들 세 회사가 차지했다.
발제를 맡은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이통 3사의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에 들어오면서 경쟁 제한이 발생하고 있다”며 “퇴출도 고려할 필요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제도 개선을 통해 이통 3사 합산 점유율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성배 통신정책국장은 “이통사 자회사를 뺀 나머지 알뜰폰 업체들은 흑자를 내고 있다”며 “이통사 자회사들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어려움을 주기에 공정경쟁이나 이용자 차별 방지 차원에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심도 있게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도매대가 제도 개선이 꼽혔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3사의 망을 빌리는 대가로, 이통사 대표인 SK텔레콤과 알뜰폰 업계가 매년 협상을 통해 정한다.
김용희 교수는 “도매대가 비용이 알뜰폰 전체 서비스 매출의 44.5%에 달한다. 다른 운영비를 포함하면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통 3사의 평균 소매가격에 할인율을 적용해 도매대가를 정하다 보니 실제 원가 반영이 어렵고, 결국 3사가 (알뜰폰의 요금을) 결정해주는 구조”라며 “정부가 개입해 원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도매대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황성욱 부회장도 “원가와 적정 투자보수를 지불하는 원가 기반 도매대가 도입이 필요하다”며 “통신사 간 망 이용대가(접속료)에 투자보수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도매대가를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SK텔레콤 이상헌 CR전략실장은 그간 도매대가를 인하해온 점을 강조하며 “도매대가를 대기업군에 맞추게 되면 중소기업은 마진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알뜰폰 유통구조를 개선해 기존의 인터넷과 우체국에서 농협과 편의점까지 늘려야 한다”며 “일정한 가입자가 확보돼 협상력이 생겨야 도매대가 협상이 가능하고 상품 구성의 다양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