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버킷백
5월 혼수철을 앞두고 한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명품업체들이 소비가 급증하는 휴가철을 앞두고 일부 유행 아이템들의 가격을 슬그머니 올렸다. 혼수·휴가철 등에 맞춰 명품의 가격 인상은 해마다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가격 인상에 대해 “통제 불능”이라고 꼬집었다.
명품 업계에 따르면 프라다는 최근 면세 쇼핑 ‘잇템’으로 떠오른 ‘버킷백(사진)’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프라다는 지난 11일 포코노 소재 버킷백의 백화점 가격을 104만 원에서 109만 원으로 4.8% 인상하고 이 같은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가죽 소재 버킷백의 가격도 조만간 150만 원에서 160만 원대로 6% 이상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버킷백의 면세점 가격도 810달러에서 890달러로 인상했다.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면세 쇼핑이 시작되자 이를 노리고 면세점 가격을 더 큰 폭으로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샤넬도 지난해 7월 처음 출시해 백화점·면세점 입고 때마다 ‘대란’을 일으킨 ‘뉴미니’ 라인 백의 가격을 조만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라인은 신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가격을 인상해왔다. 지난해 7월 출시할 당시 324만 원이었던 가격은 올해 364만 원으로 12.3% 올랐다. 소비자들은 해당 라인 백의 가격이 조만간 400만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20% 가까이 인상되는 셈이다.
명품들이 가격 인상을 미리 고지하지 않는 탓에 소비자들은 알음알음 인터넷 카페나 지인을 통해 가격 인상 정보를 전해 들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워낙 유행하는 제품들이라 빨리 품절돼 웨이팅을 걸어 놓은 소비자들은 예약 당시 가격과 살 때의 가격이 다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앞서 명품업체들은 지난 5월 혼수철을 앞두고 한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어 2달 만에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자 소비자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명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빨리 사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명품업체들이 유독 한국에서 배짱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이 같은 고가 마케팅 전략이 먹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