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조처를 당한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클럽에서 열린 회장단 회의장으로 들어가며 손경식 회장과 조우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다음 달 3일 임시총회를 열어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해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노동부 고위 관료 출신인 송 부회장은 지난 5월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논의되던 최저임금에 숙식비와 상여금 일부를 산입하는 방안을 노사정이 함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을 동조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재택근무에 돌입한 송 부회장은 손경식 경총 회장이 직무에서 배제, 회장단 회의에서 자진 사퇴를 권고했지만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혀 결국 4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를 통해 해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총은 다음 달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임원 임면안 등을 비공개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총회는 경총 회원사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체로, 상임부회장의 선임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경총은 정관에 상임부회장의 해임에 관한 조항이 없어 선임 조항을 준용해 송 상임부회장의 해임을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중대한 사안의 경우 140여개 회원사가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안건을 결정한 후 400여개 회원사에 의견을 묻는 총회에서 처리하는 구조다. 총회는 과반의 회원사가 출석하고 절반 이상 찬성하면 안건이 처리된다. 당초 경총은 다음 달 초 이사회를 열고 중순께 총회를 열 계획에서 이사회와 총회를 동시에 개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지난 5월 하순 이후 송 부회장과 불협화음으로 노사현안을 둘러싼 경총 내부의 잡음이 두 달 이상 지속하고 있어 조기에 문제를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손 회장이 송 부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리며 불신임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상황이다. 경총 회장단도 지난 15일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송 부회장이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다만 송 부회장은 그동안 경총 회원사들을 상대로 본인이 업무처리 과정에서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 업무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는 없다”면서도 회원사들의 의견을 직접 묻는 총회에서 해임 결과가 나올 경우 사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