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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청량음료, 라면 등을 자주 먹는 아이일수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식사를 너무 빠릴 하거나 느리게 하는 것도 ADHD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단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기청·김경민 교수팀은 6∼12세 초등학생 1만6천831명을 대상으로 평상시 식습관과 ADHD 증상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논문에 의하면 아이들의 ADHD 위험은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라면 등의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커지는 연관성을 보였다. 패스트푸드의 경우 1주일에 5∼6회 먹는 아이들은 전혀 먹지 않는 아이들보다 ADHD 위험도가 1.57배 높았다. 청량음료와 라면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각각 ADHD 위험도를 1.36배, 2.25배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채소, 과일, 우유는 자주 먹을수록 ADHD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채소, 과일, 우유를 하루에 3번 이상 먹는 아이들과 비교할 때 1주일에 1∼2번 먹는 아이들은 ADHD 위험이 각각 2.01배, 1.60배, 1.12배 높았다.
다른 가족 구성원보다 과식하거나 식사 속도가 다른 어린이도 ADHD와 연관성이 컸다.
평소에 전혀 과식하지 않는 아이 중 7.2%에 머물렀던 ADHD 고위험군 비율이 1주일에 1∼2번 과식하는 아이는 8.5%, 3∼6번은 13.1%, 매일 21.1% 등 과식 횟수가 많을수록 높아졌다.
식사가 빠르거나 늦은 어린이의 ADHD 고위험군 비율도 각각 12.9%, 11.3%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6.6%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백기청 교수는 “ADHD 어린이의 특징인 충동성이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라면과 같은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더 자주 섭취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의 잦은 섭취가 ADHD 증상을 불렀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과일과 채소에 많이 함유된 폴리페놀 등의 물질은 충동성을 낮춰주는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교수는 “ADHD 증상이 높게 나타나는 어린이는 식사 과정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자극이나 생각으로 인해 쉽게 산만해질 수 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며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ADHD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어릴 적부터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식욕’(Appetite) 최근호에 발표됐다.
조사 대상 아이 중 9%(1천515명)는 ADHD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아이들의 식습관 조사는 부모가 대신 설문지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