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유안타증권 청담지점장
오는 7월12일, 올 들어 다섯 번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와 북미 정상회담, 월드컵 개막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었지만 하반기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 들어 두 차례 상향해 2.0% 시대를 열었고 ECB는 올 하반기 양적완화 종료를 시사했다. 한은은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또 다른 목표에서 통화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100억달러, 분기당 100억달러씩 증액해 진행 중인 자산 축소는 현재 연준 자산에 반영되고 있다. 4조5,000억달러에 육박하던 연준 자산은 지난 13일 현재 4조3,200억달러로 축소됐으며 올해가 지나면 매월 축소 규모가 500억달러에 달해 마침내 목표하는 시기인 2022년이면 자산이 2조5,000억달러 선까지 축소될 예정이다. 그런데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양적축소(QT)의 본격적인 시작은 올해 1·4분기 들어서였다. 연준 자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채 축소는 예정된 경로를 따른 반면 40%인 주택저당증권(MBS)은 만기가 2040년에 이르러 재투자 축소가 실제 가능한 금액보다 과대하게 잡혔을 여지가 있었다. 실제 약 1,700억달러의 자산 축소가 나타났지만 2014년 10월 양적완화가 중단된 시점의 연준 자산 박스권 하단(4조4,000억달러)을 이제 막 하향 돌파한 수준이기도 하다.
경제 기초체력이 취약하고 외화부채가 많은 신흥국들에서는 지난봄부터 긴축발작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 시총 100조달러 시대를 열고 난 후 연초 상단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ECB는 연내 양적완화 종료를 발표했고 BOJ는 명목상 연간 80조엔의 양적완화를 유지한다고 했으나 매입 국채의 기간과 금액을 제한해 사실상 규모의 축소를 시사했다. 마침내 10여년간 경험해보지 못했던 글로벌 중앙은행의 실질적인 자산 축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은 ECB의 긴축에는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가 보완되고 연준의 자산 축소에는 ECB와 BOJ의 완화정책이 보완되는 등 실질적인 중앙은행의 자산 축소를 경험하지는 않았다. 더불어 연준의 자산 축소 과정도 발표만큼 실질적인 축소가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두 가지를 주목해본다. 첫번째는 사실상 첫 중앙은행의 자산 축소를 올해부터 경험한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그럼에도 시장과의 소통, 보완적 통화정책을 통해 과거 첫 양적완화 중단, 첫 금리 인상의 충격을 극복했듯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인가다. 전자에서 상당한 두려움과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후자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의 흐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