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기메 문학상 /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소설가 황석영
황석영 작가가 장편소설 ‘해질 무렵’으로 2018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대산문화재단은 황 작가가 올해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해질 무렵’은 2016년 대산문화재단의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을 받아 최미경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와 장 노엘 주테 번역가가 번역하고 지난해 프랑스 필립 피키에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60대 건축가 박민우와 젊은 연극연출가 정우희의 내레이션을 교차 서술하며 우리의 지난날과 오늘날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은 파리에 위치한 국립동양미술관인 기메 미술관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1년간 프랑스어로 출간된 현대 아시아 문학작품 가운데 수상작을 선정한다. 총 3번의 심사를 거쳐 후보 명단을 발표하며 올해는 인도의 미나 칸다사미, 일본의 나시키 가호, 중국의 아이, 파키스탄의 오마르 샤히드 하미드, 대만의 우밍이 그리고 한국의 황석영이 최종후보로 올랐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은 아시아 문학을 프랑스 내에 더 알리기 위한 취지로 2017년 처음으로 제정됐으며 영국계 인도작가 레이나 다스굽타가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메 문학상 심사위원회는 “황석영 작가의 작품이 주는 강력한 환기력, 묘사의 섬세함, 독서로 인해 얻게 되는 부인할 수 없는 풍요로움에 매료됐다”면서 “구축과 파괴, 존재와 사물을 섬세하게 그림으로써 아시아의 변화무쌍한 모습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영혼을 깊이 이해하게 해준다”고 평했다.
황석영 작가 ‘해질 무렵’ 프랑스어판 표지/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다른 일정으로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황 작가는 서면으로 전달한 수상소감에서 “이 수상이 기쁜 또 하나의 이유는 오늘 우리가 특별한 정치적, 역사적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라며 “오랫동안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오늘날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현재 상황에 너무 도취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제 작품 속에 반영해 온 한국민이 오랫동안 겪은 고통의 긴 역사 끝의 성취”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비판정신을 가진, 깨어있는 의식이며 그래야만 한다”며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가난하고 불공정하며 악질적인 행위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소설가들에게 주제가 고갈되거나 투쟁거리가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