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민주주의 퇴행’ 헝가리 EU회원국 투표권 박탈 추진…실효성은 없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의회의 시민자유·사법·내무위원회(LIBE)가 헝가리의 민주주의 퇴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헝가리의 유럽연합(EU) 회원국 표결권 박탈 절차를 밟기로 의결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극우정권이 집권한 헝가리에서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은 물론 표현의 자유, 소수집단의 권익,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대우가 악화하자 일종의 징계 절차를 밟으려는 것이다.

리스본조약 7조에 따라 유럽의회는 회원국의 투표권을 박탈할 수 있으며 유럽의회는 오는 9월 이 안건을 승인할 전망이다.

하지만 투표권 박탈은 모든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헝가리와 함께 EU에 회의적인 폴란드만 해도 이 징벌적 절차에 따른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유럽의회의 조치는 극우 정권을 이끌며 난민 수용 정책을 거부해 EU와 갈등을 빚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견제하기 위한 일종의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고려할 가치도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오르반 총리는 “유권자들이 이미 이 문제에 관해 결정을 내렸다. 더 논의할 것도 없다”며 유럽의회의 결정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경한 반 난민 정책을 앞세워 집권한 오르반 총리는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되는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헝가리의 표결권 박탈을 위한 의결 과정에서 영국이 반대표를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팎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내무부 대변인은 “유럽의회가 국내의 정치적 싸움에 개입하려는 부적절한 시도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라며 “국내적인 논쟁을 EU의 단계로 끌어올리려는 것은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비생산적이고, 많은 시민이 자신의 국가가 유럽 기구에 의해 불공정한 표적이 됐다며 소외감이 들게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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