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35개국 290개 갤러리가 참가한 아트바젤이 막을 내렸다. 5일 남짓한 행사 기간에 유럽과 아시아의 컬렉터를 비롯해 전 세계의 미술 관계자 9만여명이 찾았다고 한다. 미술 애호가들의 1년 중 필수 방문 코스로는 스위스의 아트바젤을 위시해 홍콩의 아트바젤홍콩, 마이애미의 아트바젤마이애미, 영국의 프리즈, 파리의 피악, 뉴욕의 아머리쇼, 상하이의 ART021 등의 아트페어가 꼽힌다. 아트페어 전성시대로 불리기 충분하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국내에도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50여개에 달한다. 모든 아트페어가 저마다 특색을 가지고 승승장구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는 소리 없이 사라지는 군소 아트페어도 수두룩하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아트페어는 미술품 견본 시장이다.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대미술의 장이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국내외 갤러리들이 프로모션하는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구매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술품 1차 시장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각 갤러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다. 다수의 화랑이 갤러리 전시만큼이나 비중을 두고 아트페어 전시를 기획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갤러리 본연의 역할, 즉 작가를 1차적으로 발굴하고 키우는 역할에 충실한 갤러리들이 참가하는 아트페어들만 성장하고 있다. 이런 갤러리들이 참가하지 않는 아트페어들은 지속 가능할 수가 없다. 특히 국내 미술 애호가들의 눈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라 이런 갤러리들의 참여가 저조한 아트페어는 살아남기 어렵다. 그렇기에 아트페어들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매자 입장에서는 어떤 아트페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언급했듯이 1차 시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갤러리들이 다수 참여하는 아트페어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좋은 화상들이 모여 있는 아트페어야말로 좋은 작품, 좋은 작가 그리고 미술 애호가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기 때문이다. 아트페어는 많지만 그중 1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아트페어는 손에 꼽힌다. 그 아트페어의 역대 참여 갤러리를 보면 그 안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