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부진으로 새로운 활력 모색이 시급한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돌파구로 해상풍력이 떠오르고 있다. 해상풍력은 조선·해양플랜트의 기술과 인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영남권 지자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방향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제시한 전체 신규 설비용량 48.7GW 중 12GW에 달하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밑그림이 나오면서 조선업이 밀집해 있는 영남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6일 영남권 각 지자체에 따르면 울산광역시는 동해가스전 주변에 200㎿의 해상풍력단지를 만든다. 이를 위해 다음 달부터 95억원을 들여 설계기술 개발 등 연구 사업 2건을 시작한다. 연구개발이 완료되면 곧바로 사업에 착수해 오는 2022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울산 먼바다 동해가스전 인근에 50기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고 그 아래에 바다목장을 조성한다.
민선 7기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울산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기반을 활용해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오는 8월부터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야드 가동이 중단되는 등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어 부유식 해상풍력산업 육성의 시급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울산은 특히 기술 개발에 집중해 시장형성단계에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제표준을 주도해 수출산업화 한다는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영덕군 인근에 100㎿ 해상풍력단지를 만든다. 경북도는 앞으로 3년간 영덕군 창포리 인근 해역에 국비 등 40억원을 투입해 풍황 조사·분석, 전파 영향도 평가, 해저지반 조사, 입지 적합성, 하부구조물 방식, 주민 수용성 확대 방안은 물론 최적의 설계까지 해상풍력 설치를 위한 종합 검토연구를 진행한다. 이후 검토 결과에 따라 민자 5,000억원을 투입해 100MW 규모(5MW 20기)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도는 앞으로 동해안을 풍력단지 건설과 연계한 ‘풍력산업 특구’로 지정해 국내 풍력발전기 실증·보급, 전문 기술인력 양성 등에 나설 계획이다.
경상남도는 통영 욕지도 인근에 100㎿의 풍력단지를 추진 중이다. 민간사업자인 욕지풍력은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서쪽으로 8.5㎞ 떨어진 해상 4만8,000㎡에 풍력발전기 70기(총 350㎿급)를 설치한 뒤 2·3차 계획으로 욕지도 남쪽 해역(갈도∼좌사리도 사이) 8만9,000㎡ 해상에 130기를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경남 역시 조선업 부진으로 인한 유휴 인력이 대거 투입돼 경기가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기술인력과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회로 만들 것”라고 전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창원=황상욱기자·대구=손성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