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자리수석 경질]일자리 실패한 '1기팀'에 레드카드...학자 대신 관료 투입 반전 노려

■ 교체 단행한 배경은
부처간 고용정책 혼선·부작용 수습도 못해 신뢰 잃어
장하성-김동연 '투톱체제' 최소 연말까지 갈듯
개각도 임박…靑 "여론 동향 파악 중" 소폭 가능성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 일부 교체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 창출이 저조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일자리·경제수석을 동반 물갈이한 것은 현 정부의 핵심 경제노선인 ‘소득주도성장론’ 추진 과정의 혼선과 저성과에 따른 경질성 인사로 해석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두 수석의 교체가 ‘경질’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는 물러나는 참모들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한 예우 차원으로 이해된다.

반장식 일자리수석의 교체는 일찌감치 가닥이 잡혀 있었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부진한 고용지표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다. 청와대가 공개하는 ‘일자리상황판’만 봐도 지난 5월의 실업률은 전년동기 대비 4.0% 올랐으며 그중 청년실업률은 10.5%에 달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일자리수석직은 현재 청와대 수석직 가운데 가장 선임급으로 중량감이 커 부처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고용창출 정책들을 기획, 추진할 수 있었지만 반 수석의 리더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우리 쪽 다른 식구(청와대의 다른 참모)가 반 수석에게 ‘차관들을 수시로 모아 함께 정책을 조율해보라’고 조언하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결과를 내놓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홍장표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당초 유임을 점치는 분위기가 청와대 내에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과 부작용 논란을 가라앉히지 못해 결국 신뢰를 잃었다. 특히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경제수석 주최 기자간담회가 분기점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날 간담회에서 홍 수석이 소득 양극화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정책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해명성 답변으로 얼버무리고 말아 (청와대) 내부적으로도 경제수석에게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후임자들에 대한 청와대의 기대는 크다. 특히 정태호 신임 일자리수석에 대해 임 실장은 “정당과 청와대에서 정책 분야를 두루 경험한 능력이 검증된 정책통”이라며 “특히 조만간 진행할 ‘광주형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준비해온 분”이라고 소개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윤종원 신임 경제수석 발탁과 관련해서도 임 실장은 거시경제와 실물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특징으로 꼽으며 “경제관료로서 굉장한 평가를 받으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포용적 성장’에 대한 대단한 이해가 있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분”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가 주요 경제참모들을 교체했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투톱으로 한 경제사령탑 체제는 최소한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새 경제수석에 기획재정부 출신을 앉혔다는 것은 김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팀 간 불화설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개각 시에도 내각 경제라인의 변동은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소폭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청와대 내부에서는 ‘개각을 꼭 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다”며 “다만 이낙연 총리께서 개각 의견을 내신 만큼 두루두루 여론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각과 관련해 “대통령이 국무총리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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