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경제신문의 ‘쇼핑도시 오사카’ 보도를 보면 한일 관광경쟁력의 차이가 왜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5~6년 전까지 ‘죽은 거리’로 불렸던 오사카 신사이바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서더라도 막지 않고 소상공인과 공생을 유도한 정책 때문이다. 지금 오사카 상권은 대형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소상공인 등이 어우러진 원스톱 쇼핑 천국으로 변하면서 블랙홀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일본 정부·지자체가 하는 일은 규제보다 시장경쟁에 맡겨두고 필요할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 전부다. 1990년대 들어 일본 정부는 대형유통업체의 출점 억제가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으로 폐기했다. 대형업체와 골목상권을 찾는 고객의 성격이 달라 적대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골목상권 보호’라는 논리에 갇혀 뒷걸음질치고 있다. 대형마트·백화점도 모자라 복합쇼핑몰까지 의무휴업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정부가 규제에 골몰하는 동안 관광객은 떠나고 유통산업 경쟁력은 추락하고 있다. 의무휴업 등 규제가 시작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유통업체의 연평균 순이익 증가율은 -6.4%로 곤두박질쳤다. 대형업체는 물론이고 골목상권까지 같이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을 따라잡으려면 대형업체와 골목상권의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소비자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통산업 경쟁력도, 관광객 유치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