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스터 션샤인’ 이병헌X김태리X김은숙 작가, 400억·190개국 판매 자신감



/사진=지수진 기자

김은숙 작가의 신작 ‘미스터 션샤인’이 이병헌과 김태리의 만남으로 벌써부터 전 세계를 달구고 있다.

2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는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응복 감독, 배우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현장에는 국내 취재진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들까지 대거 참석, 문전성시를 이뤘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후 또 한 번 의기투합했다. 400억 원 가량의 제작비가 들어간 초대형 작품이다.

‘미스터 션샤인’은 주연 배우 이병헌이 2009년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응복 감독은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던 배우였다. 캐스팅 제안에 한 번에 수락해줘서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이 드라마만의 시대적 특색으로 그는 “‘미스터 션샤인’을 기획하면서 어느 시대로 설정할지 작가님과 많이 고민했다. 1800년대를 다룬 드라마가 잘 없어서 그 점이 차별점이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와 ‘미스터 션샤인’ 방영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드라마를 공급한다. 이응복 감독은 “글로벌을 의식해서 만든 건 아니다. 잘 만들었으니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사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완성도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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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이병헌은 노비였던 신분을 박차고 미국으로 건너가 검은 머리의 미국인으로 살게 된, 미 해병대 대위 유진 초이(Eugene Choi) 역을 맡았다. 이병헌은 일각에서 ‘오글거린다’는 김은숙 작가의 대사 소화를 어떻게 했는지 묻자 “김은숙 작가만의 언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는 익숙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어떤 때는 심지어 작가의 의도도 모르겠어서 고민에 빠진 시기도 있었다”며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 지금에 와서야 이해되는 대사도 있고 묘한 힘을 가진 작가분”이라고 말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1800년대의 신미양요를 배경으로 역사를 재구성한 이야기가 자칫 접근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이병헌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중점을 둔 드라마다. 한국 역사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더라도 충분히 이 드라마를 따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걱정을 불식시켰다.

김태리는 조선 최고 사대부 애기씨 고애신으로 분했다. 김태리는 “애신이는 최고 명문가의 자제이면서도 이쪽과 저쪽 중 어느 것도 버릴 수 없는 복잡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며 “인물을 단면적으로 표현하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연기의 주안점을 밝혔다.

대선배인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너무 좋은 선배님들과 작업을 해왔는데 이번에도 부담은 없었다. 연기하는 데 큰 축복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내가 기대에 못 미치면 어쩔까 걱정했다. 이병헌 선배님이 너무 편하게 대해주셨다. 본인 입으로 ‘유머 감각이 있다’고 말씀하셨듯이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1970년생인 이병헌은 1990년생인 김태리와의 나이 격차에 대해 “물리적인 나이차는 많이 나지만 연기를 함에 있어서는 그런 것들이 전혀 의식되지 않았다. 김태리가 신인이라는 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감성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김태리의 열연을 극찬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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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은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흑룡회 한성지부장에 오른 구동매 역을 맡았다. 유연석은 “겉모습 자체가 예전의 짝사랑, 멜로 캐릭터를 할 때와 다르다”라고 이번 작품에서의 변신을 밝히며 “턱수염을 붙이며 촬영을 했다. 겉모습보다 힘든 점은, 언제 죽어도 두렵지 않은 냉혈한의 눈빛과 행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였다. 기존과 달라서 고민이 많이 됐다. 예전에 짝사랑을 하는 인물들을 연기했는데 아픈 사랑을 하는 것으로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정은 젊고 아름다운 미망인 호텔 ‘글로리’ 사장 이양화, 쿠도 히나 역을 연기했다. 김민정은 “연기할 때 당당하고 멋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히나는 일본에 팔려간 과거가 있어서 독해지는 여자다. 히나가 질척대지 않는 캐릭터여서 좋았다”라며 “히나 머리가 쉽게 연출할 수 없는 머리였다. 내가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에 가장 오랫동안 연출을 해야 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가 원 없이 하는 건 마지막일 수 있겠다며 마음을 놓고 임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변요한은 일본에서 10년을 유학하고 혼인을 위해 조선으로 들어온, 어릴 적부터 정략적으로 맺어진 고애신(김태리 분)의 정혼자 김희성으로 분했다. 변요한은 직접 기른 수염으로 변신해 눈길을 끈 변요한은 “2년 4개월 전에 ‘육룡이 나르샤’를 할 때도 내 수염을 길러서 촬영했다. 그 때 칼을 휘두르는 마음이 달라지더라”라며 “이번에 또 길렀더니 2차 성징으로 구레나룻까지 수염이 이어지더라. 나의 불안한 마음과 희성의 불안한 마음을 수염으로 인해 잘 표현한 것 같다. 수염이 마음에 든다”고 능청을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미스터 션샤인’은 오는 7월 7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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