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인사혁신처를 압수수색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사처 직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간부의 대기업 특혜취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세계 계열사 등 기업 3~4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특히 압수수색 대상에 공직자의 퇴임 후 취업심사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도 포함돼 있어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재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26일 신세계페이먼츠와 대림산업·JW홀딩스 등 기업 3~4곳과 인사처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기업과 기관에 검사·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각종 인사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전직 공정위 고위간부들이 조사 무마 등을 통해 각 기업에서 취업 특혜나 금전적 혜택을 받았는지 여부다. 검찰은 공정위 전직 간부가 재직 시절 이른바 ‘이명희 차명주식 의혹’ 조사를 무마해주고 신세계를 비롯해 신세계페이먼츠 등에 취업하는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김모 전 공정위 상임위원이 광교신도시의 대림산업 분양 건물에 입주하면서 대림산업으로부터 1,000만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대가성 여부를 살피고 있다. 대림산업 측은 당시 입주가 지연된 데 따른 지체보상금일 뿐 대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사처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정위 퇴직자 취업심사 과정에서 허위자료 제출 등 부적절한 정황이 포착돼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자 재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상당수 대기업이 자문 등의 역할로 공정위 출신 전직 고위관료를 고문이나 임원으로 영입해온 터라 앞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어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직 사실이 관보 등에 공개되는 4급 이상은 물론 5급 이하 사무관까지 대기업들이 영입하고 있어 앞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며 “이들 가운데서도 정부 기관의 실무진과 가까운 5급 이하 사무관 출신들을 둘러싼 잡음이 많았던 터라 이쪽으로 검찰 수사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현덕·조권형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