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현실을 살펴보고 공존의 해법을 모색한 ‘이방인, 그리고 우리’를 시작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우리사회 성폭력 문제를 다룬 ‘미투, 생존자들의 목소리’, 부동산 광풍, 로또 열풍을 통해 바라본 ‘대박의 꿈’, 남북화해와 공존을 모색하는 ‘한반도의 봄’까지 총 4부에 걸쳐 진행됐다.
특히 대박의 꿈 편에서는 대한민국을 휩쓴 로또 열풍 등을 다루며 암울한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유일한 사다리이자 희망이 되어버린 ‘대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방송에 따르면,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42.8시간으로 우리나라 연평균 노동시간 OECD 국가 중 한국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구 당 가계 대출은 평균 7022만원에 달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내집장만의 꿈은 허황된 희망이고, 빚은 늘어만 간다. 인생을 가슴 뛰게 살기보다 연명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로또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의 실낱 같은 희망이 됐다.
팍팍한 인생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로또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로또 복권의 판매량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사람당 74번 로또를 산 셈이다.
로또 1등 확률은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8백14만5060분의 1로 알려졌지만 여전이 많은 사람들이 로또 1등을 기대하며 매주 작은 투자를 한다. 경제적으로 한층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로또 당첨이 행운이 아니라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1등에 당첨된 사람들은 정말 당첨 전보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을까. ‘로또의 저주’는 진실일까. 물론 당첨금으로 도박이나 유흥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거나 가정이 파탄이 났다는 소식도 종종 들려온다.
EBS1 '인터뷰 대한민국 2018' 방송 화면 캡처
하지만 로또 1등에 당첨된 많은 사람들은 소소한 행복을 이어가며 예전보다 더 여유롭게 살고 있었다. 인터뷰 대한민국 2018에 출연한 수동 로또 1등 당첨자 역시 마찬가지다. 로또 1등으로 27억 여 원의 당첨금을 수령한 그는 “당첨금으로 빚을 갚고 가족들과 사이도 돈독해졌다”고 말한다.
그에게 로또 당첨금은 ‘행복의 씨앗’이 됐다. 그는 방송을 통해 “27억 여 원 중 3~4억원은 내집장만을 하는데 사용하고 8천 만원 정도의 빚도 갚았다”며 “5억 원은 그동안 신세를 졌던 가족들에게 쓰면서 사이가 더욱 좋아졌다. 경제적인 여유가 마음의 여유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로또 커뮤니티 로또리치 제공
국내 유명 로또 커뮤니티 로또리치 1등 당첨자 후기 게시판에서도 긍정적인 후기를 다수 볼 수 있다.
798회 수동 1등 당첨자의 경우 본인과 부모, 형제의 빚을 모두 갚고 가족애가 강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돈 때문에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는데 마음의 부담 없이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는 것.
로또 제477회 1등 당첨자는 당첨금 수령 후 수년이 지나서 “세금을 제외하고 13억원 정도의 당첨금을 받았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주변 사람들도 더 잘 챙기고 생계를 이어가며 잊고 있었던 꿈도 다시 찾을 수 있었다”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로또리치 엄규석 연구원은 “로또 1등 당첨자들을 인터뷰해보면 로또의 저주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부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며 "실제 로또 당첨자들은 당첨금을 받아 돈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경우보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밑천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매주 로또를 구매하는 서민들의 꿈은 인생역전이나 대박이 아니었다. ‘빚 갚기’, ‘자녀 결혼자금’, ‘전셋값 올려주기’, ‘부부 노후자금’, ‘손주 등록금 보태주기’ 같은 작은 희망이었다.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만큼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은 드물다. 로또의 저주는 없다. 당첨 전처럼 담담하게 자신의 일과 소비 패턴을 이어간다면 예전보다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