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꽃보다 할배' 막내 김용건 더해서 '할배들 동유럽 간다'

3년 만에 돌아온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변했고, 또 변하지 않았다. 어느덧 네 번째 시리즈인 만큼 변화를 주기 위해 김용건을 투입한 점에서 달라졌지만, 할배들이 배낭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끼는 것을 진솔하게 전달하는 점은 그대로다. 시청률 상승을 위한 자극적인 장치는 없지만, 그래서 더 감동으로 다가오는 나영석의 ‘스테디셀러’가 돌아왔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근처 카페에서 tvN 새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이하 ‘꽃할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나영석 PD와 김대주 작가가 참석했다.

/사진=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황혼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 ‘꽃할배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유럽&대만편’ ‘스페인편’ ‘그리스편’에 출연한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과 ‘짐꾼’ 이서진에 새로운 막내 김용건이 합류해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을 여행하는 모습을 담는다.

나영석 PD는 3년 만에 다시 ‘꽃할배’를 기획하게 된 계기로 “작년쯤 우연히 이순재 선생님과 커피를 마실 일이 있었는데 ‘한 번 안 가? 다시 가야지’라고 하시더라. 가장 연장자이신데 여전히 여행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말씀하셨다. 그동안 잊고 있던 감정이 떠올랐다. 선생님들 모시고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 PD에게 ‘꽃보다 할배’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그가 CJ E&M으로 이직하고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기 때문. 이후로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 ‘꽃할배’를 확장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많이 사랑받기도 했다.

나 PD는 “다른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르게 생각되는 게 맞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다른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이 높아야하는데’ ‘협찬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 등 여러 가지 계산을 한다. 그런데 ‘꽃할배’는 그런 가치판단에서 벗어나 있다. 가능하다면, 할 수 있으면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꽃할배’는 스테디셀러지만 베스트셀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청률로만 따지면 ‘꽃보다 누나’가 화제성으로 따지면 ‘꽃보다 청춘’이 높은 적이 더 많았다는 것. 그럼에도 ‘꽃할배’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평균나이 78.8세의 할아버지들이 여행하는 것을 보고 느끼는 감동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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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PD는 “시청자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며 “여러 가지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 ‘저분들이 또 나오셨구나’ ‘예전보다 조금 더 나이는 드셨지만 그래도 여전히 왕성하게 여행을 즐기시는구나’하고 생각하실 거다. 그분들이 대단한 말을 해서가 아니라 열심히 하나라도 보려고 하고 뭐라도 하려고 하는 걸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제작진과 시청자가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본질은 같지만, 그래도 3년 만에 돌아오는 것이다 보니 무언가 새로움이 필요하기는 했다. 나 PD는 “이전에는 짐꾼 보조를 데리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어르신을 한 분 더 모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섭 선생님이 늘 막내였으니 그 밑으로 막내가 새로 들어오면 재밌겠다 싶었다. 이서진을 괴롭히고 싶었는데 오히려 김용건 선생님의 에너지가 넘쳐서 더 편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건의 합류로 20대 시절 같이 하숙을 했던 백일섭, 함께 놀러 다니던 박근형까지 새로운 ‘막내라인’이 형성됐다. 나 PD는 “세 분이서 공유하시는 추억이 있으시더라”라며 “김용건 선생님은 하루에 농담을 천 개 이상 하신다. 선생님들이 여행을 다니시면서 대화 보다는 풍경을 보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말씀을 많이 하시게 됐다. 가장 수다스러운 ‘꽃할배’가 됐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 이번 여행지는 동유럽이다. 나 PD는 “비행시간, 인프라, 이전에 가본 적이 있는지를 고려했다”며 “베를린에서 시작한 이유는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여러 가지 통일에 대한 담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9년도에 장벽이 무너질 때에 대한 기억이 선생님들에게 크게 남아있더라. 우리나라 상황과 빗대어 생각해보기 적절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꽃보다 할배’의 최고 시청률은 ‘유럽편’의 6.8%를 시작으로 ‘대만편’ 7.2%, ‘스페인편’ 7.8%, ‘그리스편’ 10.0%까지 점점 높아졌다. 그러나 ‘유럽&대만편’이 6, 8회에서 최고를 찍은 것과 달리 ‘스페인편’과 ‘그리스편’은 각각 2회, 1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혹시나 이번 ‘리턴즈’도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과 화제성이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도 생기는 것.

/사진=tvN

이에 나 PD는 “그것에 대한 대비는 전혀 없다”며 “이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계산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프로젝트다. 만약 계산을 했다면 여러 장치를 넣었을 수도 있다. 중간에 사건이 일어난다든지, 깜짝 손님이 방문한다든지. 그렇지만 꾹 참았다. 어르신들 여행을 방해하지 않고 담백하게 찍어내는 게 제작진의 의무라고 생각이 든다”고 소신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시청률에 개의치 않느냐”는 질문에는 “개의는 한다. 굉장히 개의하는 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 PD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는 거다. ‘꽃할배’에 기대하는 시청률은 7~8% 정도인 것 같다. 그것보다 많이 나오면 기쁘고 떨어져도 5% 아래로만 안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게 제작진의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오는 29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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