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데 이어 28일에는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직접 나서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날 홍 부의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결정인데 중대한 문제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당 소속의 PK 당선자들이 주장하는 신공항 재검토 문제를 여당 지도부가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선 셈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에 공론화된 후 10년간 지역 갈등을 빚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김해공항 확장, 대구공항 통합이전’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오 당선자는 공약대로 김해공항 확장을 중단하고 부산 가덕도에 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은 대구·경북(TK) 지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고 지역 갈등도 유발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신공항 문제가 PK 광역단체장 당선자의 독자적인 행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정책 일관성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PK 지역 당선자들의 높은 의욕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중앙정부와의 충돌이 뻔한데도 선거공약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여서는 민심이 이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부의장도 “얼마 전 당 지도부가 PK 지역 민생 탐방을 할 때도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주요 사안이 아니었다”며 “산업 구조조정과 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K 지역의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공항 문제는 당정이 추진하는 PK 지역 지원책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홍 부의장은 20대 국회의 하반기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정부 여당 입장에서 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예산결산위원회 등 세 개의 핵심 상임위는 양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157석 개혁입법연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진보 성향의 무소속 의원을 포함하면 157석으로 원내 과반이 된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