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 성난 성남 엄마들

"엄마들 소비패턴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이 아동수당을 성남지역에서는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성남시 아동수당 지역화폐 지급 방안에 대한 비판 청원글./출처=연합뉴스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이 아동수당을 성남지역에서는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가가 지급하는 아동수당 10만원을 왜 성남시만 지역화폐로 지급하느냐며 시 방침에 반대하는 요구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과 시청 게시판, 분당 판교지역 생활정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어지고 있다. 시청 아동수당 담당 부서 연락처를 공유해 항의전화를 거는가 하면 시청 앞 기자회견까지 열고 있다. 지급 방식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다른 지역 대상자들은 편하게 계좌로 들어오는 현금을 왜 성남시민만 주민센터 왕래하며 받아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이날 성남시청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연 ‘엄마들의 비빌 언덕,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 김영신 대표는 “의견수렴 과정이 없었고 아기용품을 구매하는 엄마들의 소비패턴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청년배당은 청년들이 지역 매장에서 편리하게 사용하지만, 엄마들 같은 경우는 기저귀, 분유, 물티슈 같은 아기용품을 주로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유기농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이 많지 않아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데 시는 지역화폐 지급을 밀어붙이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은 당선인의 지역화폐 지급 규모 확대 공약 등에 따라 9월부터 지급 근거가 될 조례 제정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조례안을 만들어 다음 달 초부터 20일간 입법 예고해 의견을 수렴한 뒤 8월 시의회에 상정해 지역화폐 지급 근거가 될 조례를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은 당선인의 계획이 현실화하면 성남지역의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현재 연간 200억원∼300억원에서 1,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그러나 지역화폐 연계 아동수당 지급에 대한 주민 반발이 만만치 않아 시행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시 담당 부서 관계자는 “지역화폐 지급 방침이 알려진 최근 며칠 새 항의성 민원 전화가 빗발치고 있어 업무에 집중이 안 될 정도”라며 “정책 취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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