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칠면조 요리’에 빗대며 북한과의 협상 장기화를 시사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후 북한의 ‘비핵화 뜸들이기’에 대해 미국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여론의 기대치를 낮추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노스다코타주 연설에서 “(비핵화를) 서두르는 것은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제 요리가 되고 있고 여러분들이 아주 만족할 것이지만 서두르면 안 된다”며 “서두를수록 결과는 나빠지고 오래 요리할수록 결과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북한 비핵화의 일괄타결을 강조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비핵화 장기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꾸준히 꺼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 ‘2020년 말 비핵화’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들어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음주로 알려진 평양 방문에 앞서 비핵화 진전을 기대하는 여론을 무마하려는 조치로 비핵화 정의에 대해 북한과의 간극을 해소하는 일에서부터 비핵화 초기 조치의 종류·범위, 사찰·검증 방법, 보상 등을 서로 맞춰가는 과정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미국 정부의 판단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치적을 앞세워야 할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8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 국가로 분류했다. 미국은 지난 2003년 이후 인신매매 평가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북한에 대해 최저 등급을 매겨왔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