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호우 및 태풍 ‘쁘라삐룬’북상 등에 따른 재난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선 7기가 시작된 1일 각 신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으로 지역 내 피해가 예상되면서 취임식 없이 업무에 돌입했다. 재난 대책에 매진하며 ‘민생 최우선’을 강조했다.
지방권력을 장악한 진보진영은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정권이 교체된 부산·인천·울산·경기·경남은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한 구조 쇄신과 함께 이전 정부의 행적 지우기 등이 맞물려 ‘더불어민주당발(發)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신임 지자체장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취임식을 생략하고 재난비상대책회의로 업무를 시작했다. 태풍의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취임식 취소 여부를 결정하려 했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대책 상황을 보고받고 취임식을 전격 취소했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상황을 챙겼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등도 이날 긴급 대책회의로 임기를 열었다.
신임 지자체장들은 인수위원회 출범 때부터 소통을 강조하며 시정·도정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재명 지사는 ‘새로운 경기 위원회’를 열어 도민들로부터 정책제안을 받았다. 청년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원 등 ‘성남형 복지’를 적용, ‘이재명 모델’ 확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수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광화문 1번가’를 본뜬 ‘경남 1번가’를 동해 도민 참여형 행정을 공식화했다. 경청투어를 연 오거돈 시장은 시민 의견을 시정명령 1호로 공포할 계획이다.
민선 6기에서 진행됐던 정책들의 재검토 움직임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이재명 지사는 선거 기간 비판했던 남경필 전 지사의 광역버스 준공영제와 공항버스 시외버스 전환 정책의 경우 대대적인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지사는 전임 지사였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치적인 ‘무상급식 중단, 진주의료원 폐쇄’ 정책도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울산·경남(PK) 권역은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김해신공항 문제도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오거돈·송철호 시장은 김경수 지사와 함께 동남권 신공항 건설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하는 등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섰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