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에 걸려 지난달 28일부터 휴가를 내고 휴식을 취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노동시간 단축은 일자리를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라며 주당 52시간 근무체제 안착을 당부했다.
감기몸살로 휴가를 내고 8일 만에 공식석상에 나온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1일부터 노동시간 단축이 시작됐다”며 “과로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그동안 습관적인 장시간 연장노동이 생산성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당 노동시간이 1% 감소할 경우 노동생산성이 0.79% 상승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연구 결과도 있듯이 우리 기업들도 높아진 노동생산성 속에서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단축은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정부는 시행 초기 6개월을 계도기간으로 삼아 법 위반에 대한 처벌에 융통성을 주기로 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많이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거비, 통신비, 의료비, 보육과 교육비 등 국민들의 필수 생활비 절감을 통해 실질소득을 높이는 정부 정책들도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덧붙였다.
6·13지방선거로 출범한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방분권 개헌의 성공 속에서 출범하기를 국민들이 바랐는데 개헌이 무산돼 매우 안타깝다”며 “제2국무회의 신설도 무산됐지만 시도지사 간담회를 정례화해 소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몸살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됐다”며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 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하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말까지 듣게 됐으니 민망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전9시께 출근한 문 대통령은 인사차 찾아온 윤종원 신임 경제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에게 “장악력이 강하다고 들었다”며 “앞으로 정부와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수석에게 한 말로 풀이되며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불화설로 껄끄러운 청와대와 정부의 관계를 경제관료 출신인 윤 수석이 풀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인도와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다. 8일부터 11일까지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싱가포르에서는 리셴룽 총리와 만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