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특위 관계자는 2일 “주택이나 종합합산토지뿐 아니라 별도 합산토지에 대한 과세도 강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며 “세율 인상폭은 0.2%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앞선 지난달 22일 보유세 관련 토론회에서 4가지 종합부동산세제 개편 대안을 발표하며 빈 땅 등 종합합산토지와 주택에 대한 세율 인상안을 제시했다. 현재 이들에 대한 증세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재정특위는 그러나 사업용 토지를 말하는 별도합산 토지에 대해선 0.1~0.2%포인트 세율을 올리는 안과 함께 현행 유지안을 같이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증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별도합산 토지는 대부분 법인 소유여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힘든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보유세 토론회 이후 “사업용 토지만 증세에서 배제하는 건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여론이 커졌고 재정특위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재정특위 안대로 별도합산 토지에 대한 세율을 0.5~0.7%에서 0.7~0.9%로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2~10%포인트 인상하면 사업용토지를 보유한 기업 등의 세 부담은 4,119억~5,227억원 늘어난다. 다만 별도합산 토지의 공제액(80억원)을 낮추는 문제는 하반기 논의 과제로 미뤄졌다. 특위의 한 관계자는 “별도합산 토지의 공제액이 높아 웬만한 상가·사무실 보유자는 세금을 피해간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시장에 끼치는 파급력을 고려해 중장기 과제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재정특위는 이와 함께 다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를 중과하는 방안도 정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종부세의 세 부담 상한 조정이 권고안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종부세는 1년에 전년도 납부액의 1.5배 이상 늘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 상한을 좀 더 높여 고액자산가의 세 부담을 늘리자는 얘기다. 단 세 부담 상한 조정과 다주택자 중과 모두 방향성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안 수립은 정부에 맡길 예정이다.
이밖에 전세보증금 과세 때 공제액(3억원)을 낮추고 월세 소득의 필요경비율, 기본공제 등 혜택을 줄이는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3일 발표한다. 정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이번달 안에 세법 개정안을 만들어 내놓을 예정이다.
/서민준·강광우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