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불량 유리 잡는 센서’ 상용화 성공

대형 유리기판 두께 및 굴절률 측정 센서 개발

KRISS 진종한(사지니 오른쪽 첫번째)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대형 유리기판의 두께와 굴절률을 실시간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광학표준센터 진종한 책임연구원팀이 강한 진동 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대형 유리기판의 두께와 굴절률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KRISS는 해당 기술을 광계측 전문기업인 노비텍에 이전했고 노비텍은 이를 기반으로 상용화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유리 전문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초대형 TV의 제작이 가능해지고 소비자들이 대형 화면을 선호하게 되면서 LCD(액정표시장치)의 핵심 부품인 유리기판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수 미터 크기의 유리기판을 불량 없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든 면적이 균일한 두께로 생산되어야 한다.

단 한 곳의 유리기판 두께 차이로 발생한 미세한 굴곡은 픽셀의 불량을 유발하고 곧바로 화면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진동이 발생하는 공정에서 유리기판에 굴곡이 없는지 완벽히 검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기존의 센서로는 심하게 흔들리는 유리기판의 두께를 안정적으로 연속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리기판 상태에서 문제를 검출하지 못하면 TV에 불량품이 그대로 조립되어 불량률을 높이고 자칫하면 하자 있는 TV가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진종한 책임연구원팀은 광간섭계를 기반으로 대형 유리기판의 두께를 실시간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세계 최고의 진동 둔감(vibration insensitive) 성능을 자랑하여 진동이 강한 악조건 속에서도 정확한 두께 측정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유리기판에 빛을 보내 반사시키는 기존의 반사식 간섭계 형태에서 탈피, 빛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투과식 간섭계 형태를 도입함으로써 진동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이번 기술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굴절률 측정이 있다. 빛은 재질에 따라 전파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에는 별도 과정을 통해 유리기판의 굴절률을 파악한 다음 두께 측정이 가능했다. 이번 기술은 센서 하나로 굴절률까지 함께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굴절률을 측정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KRISS 진종한 책임연구원은 “수많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첨단 제품에 사용되는 유리기판 생산 공정에 적용 가능한 최적의 측정기술”이라며 “기존의 외국산 센서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두께 및 굴절률 동시 측정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기술이전업체인 노비텍 이준영 대표이사는 “KRISS의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우수한 제품을 개발,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게 됐다”며 “해외시장에도 진출하여 유리기판 뿐만 아니라 태양광패널, 실리콘 웨이퍼 등의 분야로 시장을 확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